해외연수를 위한 행정협의회인가?
해외연수를 위한 행정협의회인가?
  • 지정운
  • 승인 2012.12.17 09:56
  • 호수 4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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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환경 행정협의회, 올해 예산 46% 해외연수에 집행
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가 지난 13일 구례군청에서 제28차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상정된 안건들을 처리했다.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이하 협의회) 소속 시ㆍ군 의장단이 해외 연수 비용을 예산보다 초과해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협의회의 해외 연수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협의회가 올해 광양시와 순천시 등 11개 시ㆍ군 의장과 실무팀을 대상으로 환경보전 선진국 연수를 실시하며 예산 1억 5000만 원보다 3319만원을 더 집행한 것.

이같은 사실은 지난 13일 구례군청에서 열린 제 28차 섬진강 환경행정협의회 정기총회에서 나타났다. 이날 결산자료에 따르면 의장단 해외연수팀의 사용경비는 모두 1억 2312만원으로, 실무팀의 예산 6006만원의 2배가 넘었다. 의장단은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4일까지  유럽의 독일과 벨기에, 네덜란드를, 실무팀은 지난 8월 6일부터 11일까지 아시아 지역인 홍콩과 인도네시아를 다녀왔다.

협의회 회장 기관인 구례군 측은 “의장단 해외연수팀이 유럽을 가게 되고 연수기간도 당초 4박 6일에서 6박 8일로 변경되면서 해외 연수비용이 예산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협의회가 해외연수를 놓고 곱지 않는 시선을 받은 것은 전체 사업비 중 해외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데 있다. 일부에서는 과연 이 단체가 해외연수를 위한 단체인지, 섬진강 환경을 걱정하는 모임인지 의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협의회의 올해 예산 결산 내역을 보면 올해 집행액 3억 9537만원 중 해외연수 비용이 1억 8319만원으로 거의 절반에 가까운 46%에 달한다. 

이같은 시선에 대해 협의회 참가 기관들도 꽤 부담스런 눈치다. 이를 반영하듯 광양시와 하동군은 공동 안건으로 이번 정기총회에서 해외연수 시행시기와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안건을 내놓기도 했다.

이날 제안 설명에 나선 광양시는 “공동 부담금으로 매년 실시하는 단체장(의장)해외 연수는 대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크고, 중앙부처(행안부, 감사원)감사 결과 부적합하다는 지적이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외 연수는 2년에 한번씩 지자체장과 의회의장이 각각 다녀오고, 실무자들도 별도로 매년 다녀오는 방식이었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이번 조정안을 통해 지자체장과 의회의장은 4년에 한번씩, 실무자도 2년에 한번씩을 제안했다. 하지만 협의회는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되 실무자들과 단체장, 의장이 한꺼번에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방법으로 조정안을 수정 통과시켰다.

자비가 아닌 혈세로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기회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참여 기관들의 의지가 돋보인 결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