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국악난장, ‘지역을 넘어 세계로’
광양국악난장, ‘지역을 넘어 세계로’
  • 김현주
  • 승인 2007.04.05 10:25
  • 호수 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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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 축제 인파 몰려 성황


흐드러진 꽃망울이 흩날리며 따뜻한 봄날을 재촉하던 3월의 마지막 날, 역동적인 국악의 메아리가 광양 땅에 울려 퍼졌다.

‘난장’의 맥을 잇는 도시‘광양’에서 펼쳐진 전통문화 축제-‘광양국악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남도문화의 눈부신 꽃을 피운 축제의 한마당은 2만 여명의 상춘객들의 들뜬 발걸음을 멈춰 서게 할 만큼 강렬했고, 가족, 친구, 연인들이 함께 국악의 흥과 멋에 도취되어 뿜어내던 화합의 에너지로 행사장은 장관을 이루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다른 축제와는 달리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인 포스코가 광양시와 함께 대규모의 국악행사를 주관한 점도 이번 광양 국악 난장이 특별한 이유다. 기업과 지역의 벽을 허물고 화합과 상생을 통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꿈꾸게 한 것이다.

이번 국악난장에서는 특히 판소리 명창 공연 ‘4인4색(四人四色)’을 통해 당대 최고 판소리 명인 안숙선(춘향가), 조통달(흥보가), 이임례(심청가), 김일구(적벽가)씨가 한자리에 모였다.

국악계 큰 별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 이 자체만으로도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리라.  
   
 
축제는 가족과 함께
 
본 행사가 열린 전남드래곤즈 전용구장 주변에서는 광양시의 전통문화 콘텐츠와 첨단 미디어아트, 우리 전통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관람객이 전통 악기로 국악의 장단을 치면 소리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interactive)영상이 설치되어 있어 전통의 소리를 첨단의 영상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다. 

부대행사장 한편에서는 8살 때부터 줄타기를 시작했다는 전통 궁중 줄타기 계승자 박회승씨(27세)가 화려한 기교를 부리며 아슬아슬한 궁중 줄타기를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재연했다.

한 발 한 발을 뗄 때마다 여기저기서 가슴 졸인 듯 한 관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박씨는 “고향인 광양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더욱 뜻 깊다”며, “오늘처럼 대규모 국악축제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우리의 전통문화가 널리 알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가족들이 함께 전통놀이 문화인 널뛰기와 제기차기, 투호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부모들까지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동서고금을 어우른 국악 멀티미디어 쇼
 
전남 드래곤즈 전용구장에서는 한껏 고조된 축제의 열기를 뿜어내는 메인 행사인 국악 멀티미디어 쇼의 막이 올랐다. 빽빽하게 자리를 메운 사람들 틈으로 펼쳐진 국악과 멀티미디어 영상의 환상적인 조화는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양희은씨의 사회로 진행된 메인행사는 동서고금의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접목시킨 입체적인 퍼포먼스로 축제의 밤을 감동적으로 승화시켰다.

현대화의 바람을 타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국악과 비보이의 만남을 보여 준 댄싱팀 ‘버스트 갬블러’는 국악의 리듬에 맞춰 세계적인 실력의 브레이크 댄스를 선보였다.

국악인 김영동씨는 낮고 부드러운 선율을 자랑하는 우리의 고대 전통악기 ‘훈’ 을 연주하며 ‘바람의 소리’를 연주했다. 이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윤정, SG워너비의 축하 무대는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광양 국악 난장,  ‘이제는 세계로’
 
이번 공연은 국악행사 중 국내 최대규모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50여 명의 관현악단이 참가한 이번 행사에는 경기도립관현악단은 물론, 광주시립관현악단과 안산시립관현악단이 참가해 전국규모의 매머드급 행사를 실감하게 했다.

또한 순천과 여수, 진주의 시립합창단원 300여명이 출연해 진정한 남도 축제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인 김영동 감독이 총 지휘를 맡고, 600여 명의 출연진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국악을 소재로도 초대형 행사를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뜻 깊은 행사라는 것이 문화계의 평가이다.

내년부터는 특화된 국악 컨텐츠를 꾸준히 발굴하고, 확대 발전시켜 나가 지역 고유의 축제를 넘어서 아시아권 자매도시를 초청해 국악을 함께 즐기는 아시아 국악 난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세계 속으로 점차 역량을 확대해 나갈 ‘광양 국악 난장’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