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도심 속 물놀이장, 매력있지만 수질관리ㆍ소음대책 관건
<동행취재> 도심 속 물놀이장, 매력있지만 수질관리ㆍ소음대책 관건
  • 이성훈
  • 승인 2015.10.30 21:58
  • 호수 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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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호 의원 "아이들 즐겁게 놀 수 있는 시설 필요하다"

박문수 소장 "안전문제, 민원 발생 우려 커 적절치 않다"

광양시가 중동근린공원에 물놀이시설 계획을 바꾸고 장미동산을 설치하려고 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물놀이장이 있는 지역을 두 곳 다녀왔다. 광주 서구에 있는 물놀이장은 비교적 민원이 적게 발생해 호응이 좋은 편이고, 전주 평화동 참샘암 공원에 있는 물놀이장은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견학에는 백성호 의원과 김진환 광양YMCA 시민사업부장, 유상길 전 중마동청년회장과 광양시는 박문수 공원녹지사업소장, 송재섭 공원관리팀장, 서석철 주무관이 동행했다. 광양시 공무원들은 두 곳 외에도 대전 대덕 물놀이장도 다녀왔다.

광주 서구 물놀이장, 아이들 인기‘최고’

 

광주 서구에 있는 상무공원 물놀이장. 평상시에는 놀이터로, 7~8월에는 물놀이장으로 활용한다

광주 서구에 있는 상무시민공원 물놀이장은 2013년 7월 개장해 7, 8월 무료 운영하고 있다. 소요예산은 8000만원으로 기존 바닥분수 시설을 이용했으며 종합놀이대 설치비용이 대부분이다. 쌍학어린이공원 물놀이장은 지난해 개장했으며 배수공사를 포함해 3억원이 들었다.

운영비를 살펴보면 전기요금은 상무시민공원이 월 10만원, 쌍학어린이공원이 20만원 정도 나온다. 수도요금은 평균 월 150만원이며 두 명이 물놀이 운영 기간인 7~8월에 상주해서 관리하는데 인건비는 100만원씩, 총 400만원이다. 물놀이장 깊이는 약 20cm 정도로 아이들 발목을 조금 넘는 높이어서 물에 빠질 염려는 없다. 

광주광역시 서구의회 김은하 시의원은 “상무시민공원은 민원이 없고 쌍학어린이공원은 어르신 두 명 정도 소음 때문에 민원을 제기한 것 말고는 특별한 민원은 없었다”며“이것 역시 두 달 동안 만 아이들을 위해 참고 이해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장미동산을 조성할 경우 진드기 때문에 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관리 또한 만만치 않아 물놀이장관리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관리비용 부담에 대해 김 의원은 “어린이들이 두 달 동안 물놀이장에서 웃고 즐기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관리비는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바닥이다. 물놀이장 바닥은 고무소재인 탄성포장재로 되어 있는데 이곳에 물이 스며들어 세균이 발생하기 쉽고 수질 오염 및 피부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떨어져 나가기도 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김은하 의원은 “물놀이장 바닥 탄성포장제는 아이들의 위생과 수질관리 면에서 좋지 않을 것”이라며“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바닥을 조성해야 하는데 대책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탄성포장제를 대체할 소재를 개발해 전국에 있는 물놀이장에 설치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 참새암 공원 잇따른 민원으로‘몸살’

 

전주 평화동 참새암공원의 물놀이장. 공원 바로 앞에 아파트가 있어서 여름에 물놀이장을 운영할 경우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

전주 평화동에 있는 참새암공원 물놀이 시설은 2010년 설치했다. 4억5000만원을 들여 조성한 물놀이배는 조형시설 및 물놀이시설이 하나씩 있다. 물놀이시설은 7~9월 가동하며 기온이 32도 이상일 경우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12시부터 오후 4시40분까지며 40분 운영하고 20분 중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놀이 운영기간 동안 수도요금은 월 평균 120만원, 전기요금은 월 15만원 정도 나온다. 그리고 월 2회 수질검사를 하고 있다.

공원은 매우 조용한 편이었는데 공원을 중심으로 어린이집, 교회, 아파트, 시립도서관, 초등학교, 노인 복지관 등이 있다. 전주 참새암공원 물놀이시설은 광주 서구에 비해 민원이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정진희 전주시 푸른도시조성과 공원조정담당은“물놀이시설 이용시 아이들이 지르는 소음으로 인해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전주시에 따르면 물놀이 운영기간 동안 월 평균 300건 정도 민원이 제기된다고 한다.

정 담당에 따르면 이곳에는 관리자가 없어서 애완동물을 데려와 함께 이용하는 경우도 있어 일반 이용객들과 다툼이 자주 발생한다. 또한 공공요금이 과다하게 발생하고 물을 다시 이용하는 바람에 피부병 발생도 우려된다. 정 담당은“소음에 따른 민원이 워낙 많고 이곳 물놀이시설을 보고 다른 지역에도 설치하려던 계획을 보류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인력 부족으로 관리도 쉽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 참새암공원 물놀이 시설은 중동근린공원과 환경이 다르다. 공원 바로 앞에 아파트가 있고 전체적으로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소음이 발생할 경우 더욱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구조다. 또한 도로가 없어서 지나가는 차량도 없어 전체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김진환 광양YMCA 시민사업부장은“주변 건물 구조상 민원이 다수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고 말했다.

견학 다녀온 그들, 입장은‘팽팽’

 

견학자들이 전주 참새암공원에서 전주시 공무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견학을 다녀온 후 양 측의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중동근린공원에 물놀이장 설치를 주장하고 있는 백성호 의원은“광양시 평균 나이는 37.3세인데 중마동은 32세”라며“해당 지역 주민들의 거주를 고려해 시설물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중동근린공원 주변 아파트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살고 있다”면서“어린이들이 즐겁게 뛰어놀고 한여름에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물놀이장을 설치한다면 어린이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중동근린공원은 풋살구장, 체육시설 등이 들어선 데다 중마동 중심지어서 차량 통행도 아주 많은 곳”이라며 “이곳은 활기찬 분위기인데 물놀이장으로 인한 소음 민원을 우려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주변 학교에서 소음으로 공부에 방해된다고 하는데 7~8월이면 학생들 방학 기간 아니냐”며 “지난 8월 시청 앞 물놀이장 개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생각해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박문수 공원녹지사업소장은“현장을 다녀온 것처럼 물놀이장은 민원 발생이 끊이지 않고 교대 근무자의 수면권, 주변 학교들의 완강한 반대, 수질관리 어려움, 안전사고 발생, 교통 혼잡 등 다양한 문제점과 민원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물놀이장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커뮤니티센터 주변 마동 유원지에 조성하는 등 장소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환 광양YMCA 시민사업부장은 “민원이 해소된다면 폭염으로 힘들어 했던 지역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건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물놀이장 설치는 좋은 아이디어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초등학생이하 어린이들로 도심에서 안전한 놀이공간을 찾는 가족들에게 많은 사랑과 행복한 여름날의 추억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시와 주민들이 물놀이장, 장미동산 설치에 대해 어떤 게 옳은지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후 결정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