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가 멧돼지 출현으로 농작물 쑥대밭 그 현장을 가다
지역 농가 멧돼지 출현으로 농작물 쑥대밭 그 현장을 가다
  • 이수영
  • 승인 2006.10.09 16:16
  • 호수 18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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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농작물 피해보상 조례만들라” 대한수렵관리협회, 야간포획해야 효과
광양경찰, 총기 늘릴 수 있으나 야간사냥 ‘위험’

멧돼지 떼의 습격으로 농민들이 아우성이다. 제발 1년농사를 망치는 멧돼지 떼를 죽여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뾰쪽한 방안이 없다. 현재 대한수렵관리협회광양지회(지회장 김성규.59 봉강면 석사리)가 경찰에 총기허가를 얻어 사냥에 나서고 있으나 멧돼지는 야간에 출현하는데 사냥은 낮에 이루어지고 있는 등 이를 퇴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멧돼지 포획 그 현장을 찾아 농작물 피해 실태 등을 돌아봤다.

야생동물 농작물 피해 이대론 안된다

지난 17일 오전 9시 진상면 삼정마을. 날뛰는 멧돼지로 농작물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는 주민들의 제보를 토대로 피해 현장을 찾았다. 마을 정자에 모여 있던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멧돼지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밤에도 멧돼지가 마을 앞 논에까지 내려와 벼를 헤집고 다녔다는 것이다.

마을 주민의 안내로 멧돼지 피해를 입었다는 한 농가의 논에 이르자 멧돼지 소행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여기저기 목격됐다. 모가 심어진 논을 헤집고 다닌탓에 농가 피해의 주범이 되고 있었다. 초암마을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을 뒤편 농작물이 심어진 밭을 마구파헤치는 것은 예사다.

골약동 용장마을의 경우는 분묘까지 파헤쳐 지금은 아예 분묘 주변을 철구조물로 보호장치를 해 놨다. 더 이상 분묘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야생조수보호운동에 힘입어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수확기에 들어선 감자 등 농작물을 훼손하는 사례는 광양시 읍면동 전 지역에 피해를 입지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옥룡면의 한 주민은 “이달 들어 10여 농가가 멧돼지 습격을 받았다”며 “멧돼지들은 인적이 뜸한 새벽 시간대에 3~10마리씩 떼를 지어 콩 옥수수 들깨 고구마밭에 들어가 헤집고 다니면서 농작물을 망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내 농가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광양시는 오는 8월30일까지 유해 야생동물 포획허가를 중마동 시가지를 제외한 읍면동 전체를 포획허가 대상으로 풀었다. 하지만 현재 수백마리 일 것으로 추정되는 멧돼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입력 : 2005년 0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