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찰, 침착한 대처‘보이스피싱’범죄 막아 내
은행•경찰, 침착한 대처‘보이스피싱’범죄 막아 내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8.10.19 18:20
  • 호수 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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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심정의 시장상인, 피싱 조직에‘1억3천여만원’피해 볼 뻔
읍내지구대와 국민은행 광양지점 청경, 설득 한 몫‘큰 피해 예방’
왼쪽부터 송승희 지구대장, 오원종 경위, 문형주 경사, 나은지 순경.‘보이스피싱, 절대 안돼!’

광양경찰서 읍내지구대와 국민은행 광양지점이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1억3000여만을 사기 당할 뻔 한 시장상인의 피해를 막아 화제다.

5일장을 돌며 채소행상을 하는 50대 후반 A씨는 지난 10일, 피싱 조직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높은 이자의 8000만원 마이너스 통장을 갖고 있는 A씨는 장사를 하려면 채소대금을 한 몫에 지불해야 하는 사정으로 목돈이 필요했고 마이너스 통장 이자가 부담스러운 처지였다.

그때 마침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는 A씨를 현혹시키기에 더없이 달콤했다.

피싱 조직은 A씨에게 3% 저리로 목돈을 대출받으려면 신용등급점수가 800점이 돼야 하는데 20점이 부족해 대출이 안된다며, 우선 1380만원을 대출받아 다음날 바로 상환하면 20점이 올라가서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A씨는 급하게 1380만원을 카드대출로 받았고 피싱 조직이 시키는 대로 대출실행앱을 다운받으려고 했다. 여러 번 시도 했지만 실행이 잘 되지 않자 가까운 국민은행으로 간 A씨는 최종식 국민은행 청원경찰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최씨는“이것은 보이스피싱 사기”라며 앱 실행을 말렸지만, A씨는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이에 최씨는 A씨가 알려준 여신담당자와 전화번호까지 확인했지만 이름도 전화번호도 존재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보이스피싱 사기임을 확인시켜 줬다.

그럼에도 A씨는 피싱조직의 말을 신뢰한 나머지 최씨의 말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고, 그런중에도 앱을 실행하려고 하자 최씨는 A씨 딸과 전화를 연결해 준 뒤, 읍내지구대로 A씨를 보냈다.

지구대를 찾아온 A씨는 처음부터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은 지구대 역시 보이스피싱 사기가 분명하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자금난을 겪는 절박한 심정의 A씨는 지구대 말 역시 못 미더워하며 지구대를 나서 카드대출금을 상환하러 은행으로 가면서도 고개를 갸웃갸웃 했다고 한다.

A씨는 은행에서 카드대출을 상환했지만 앱을 자꾸 실행해보려고 했다는 후문이다. 만약 앱이 실행되었더라면 A씨의 이번 피싱 사기금액은 약 1억3000여만원 가량 됐을 것이라고 은행 측은 전했다. 국민은행 최종식 청원경찰의 설득과 읍내지구대의 대처로 다행히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송승희 지구대장은“가족납치, 수확기영농자금 대출, 소액서민대출, 먼저 입금하면 대출을 해주겠다. 경찰청, 검찰청 등 기관 사칭, 스마트폰을 해킹해 가족인 것처럼 온갖 사유를 대며 돈을 좀 보내 달라는 등 수법과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며“피싱 범죄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우선 모르는 전화는 받지 않는 게 좋다. 전화로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은 대출사기,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읍내지구대는 읍사무소 횡단보도 옆, 지구대 옆, 인동로터리 부루나 호텔 옆, 북초등학교, 공설운동장 입구, 경제자유구역청, LF스퀘어, 봉강면 사무소 터미널 등에 현수막을 걸고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과 홍보에 나서고 있다.

김영신 기자

yskim@gy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