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광양 숯불고기와 동치미
[문화칼럼] 광양 숯불고기와 동치미
  • 광양뉴스
  • 승인 2024.04.12 18:00
  • 호수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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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북구(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허북구(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일본 도쿄도 시나가와구(品川区) 오사키(大崎)역 서쪽 출구에서 도보로 약 1분 거리에는 ‘야키니쿠·광양(焼肉·光陽)’이 있다.

인근 주민이나 사업가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불고기 식당인 이곳의 간판의 왼쪽에는 한자로 ‘焼肉(불고기라는 뜻이며, 일본어로는 야키니쿠라 한다)’, 가운데는 ‘光陽(광양)’, 오른쪽에는 한글로 ‘광양’이 쓰여져 있다.

일본에는 오사키(大崎)역 근처의 ‘야키니쿠·광양(焼肉·光陽)’ 외에도 광양식의 불고기를 판매하는 곳들이 몇 군데 더 있다. 광양식 불고기를 판매하는 가게에는 한국의 막걸리를 판매하는 곳들도 있다.

불고기 자체만 판매하면 한국식이라는 느낌이 덜 드나 한국어와 일본어가 함께 쓰여진 막걸리를 함께 판매함으로써 한국, 특히 광양식 불고기라는 차별성이 생기면서 불고기와 막걸리를 특별나게 만들고, 그 이미지를 맛 외의 마케팅 요소로 삼아 판매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서조차 ‘광양 숯불고기’라는 간판이 있고, 영업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광양숯불고기는 광양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광양 숯불고기는 그만큼 맛과 전통 그리고 특성이 많이 알려져 있으며, 음식 관광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광양 불고기와 한국의 막걸리를 조화시켜서 한국의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데 대해 광양에서는 광양식의 불고기 외에 광양 불고기를 먹을 때 그 맛을 배가시켜 주거나 조화롭게 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발굴과 상품화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가령, 일본에서는 광양 불고기와 같은 요리, 튀김이나 지방이 많은 고기, 생선 요리에서는 무를 간 것(大根おろし)이 곁들어진다. 무에는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프로테아제 등의 소화 효소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소화를 돕는 기능이 있고, 살균 작용이 있어 구내염 등의 입 안의 염증, 인후통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광양에서 숯불고기와 함께 먹었던 음식을 되새겨 보면 무를 재료로 한 음식인 동치미가 있다.

동치미는 무를 씻은 다음 소금에 절이면 무에서 물이 나오는데, 그때 풀을 쑤어서 물과 함께 넣어 간을 맞추고 매운 고추와 파, 마늘, 생강 등을 넣어 숙성시킨 김치의 일종이다. 동치미의 주재료는 무이다.

무는 지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 원산으로 이집트에서는 4000년 이상 전에 피라미드 건설 시대부터 사용된 채소이다.

암을 예방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며, 염증을 줄이고, 소화를 개선하며, 몸에서 유해한 독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외에 뼈를 강화하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며 호흡기 건강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등 유익한 효과가 많아 많은 지역에서 채소로 이용되는 식물이다.

또한 높은 수준의 비타민 C, 인 및 칼륨을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 A, E, B6, 마그네슘, 철, 칼슘 및 섬유질과 같은 다른 영양소도 무에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이 건강에 좋은 무를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는 식문화가 있는데, 특히 무를 주재료로 해서 만든 동치미가 유명하다.

동치미는 무 고유의 기능성 외에 시원한 맛이 각종 음식과 잘 어울려서 가정은 물론 상업적인 음식점에서도 많이 이용된다.

따라서 이 동치미를 광양불고기와 연계하면 광양 숯불고기의 맛과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광양숯불고기를 매개 삼아 동치미를 광양 특산 음식으로 발굴 및 육성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려면 광양 숯불고기와 최상의 조화를 이루고 맛을 배가시킬 수 있는 동치미의 개발과 상품화 및 홍보가 중요하다.

광양 숯불고기와 광양 음식 관광의 활성화를 바란다면 광양 숯불고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치미를 광양의 특성에 맞게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