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공립노인요양병원 연말 평가서 공개, 과연 미룰 일인가
기자수첩 - 공립노인요양병원 연말 평가서 공개, 과연 미룰 일인가
  • 이성훈
  • 승인 2006.10.21 11:21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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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립광양노인전문요양병원에 관한 취재로 보건소와 해당 병원을 몇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취재중 보건소측에서 필요한 자료를 공개하고 기자가 여러가지를 물어보자 상세히 답변을 해줘서 취재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던 어느날 암초에 부딪쳤다.
보건소에서 해마다 요양병원에 대해 평가한 평가서 공개를 요구하자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평가보고서는 기밀사항도 아닐뿐더러 보건소측으로부터 “이 자료는 정보공개청구를 해야만 보여줄 수 있습니다”라는 답변도 듣지 못했다. 이에 몇차례 평가서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평가서 자료요청 이유는 그동안 시가 요양병원에 대해 진단을 어떻게 했는지 알아야만 요양병원의 흐름을 더욱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공립광양노인전문요양병원운영에관한규칙 제16조 1항 병원의 평가를 보면 ‘시장은 병원의 적정한 운영을 위하여 그 운영상태 등에 대하여 필요한 보고를 받을 수 있으며 매년 1회 이상 이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병원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3항을 보면 ‘시장은 매년 병원의 평가결과를 전라남도지사를 경유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규칙대로 평가를 했다면 노인요양병원에 대한 평가는 최소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총 5회의 평가서가 있어야 한다.

보건소측은 평가서 공개를 왜 하지 않은 것일까? 그에 대한 답변을 듣고나서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지난해 요양병원을 담당했던 담당자와의 관계도 있고 현재 전임 담당자가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선뜻 보여주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즉 전임 담당자와의 관계를 고려해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지금 공개보다는 2005년 평가서가 나오면 지난 평가서와 함께 보여준다는 것이다. 2005년 평가서는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답답할 노릇이다. 지금 공개하나 나중에 공개하나 도대체 뭐가 다르단 말인가? 정녕 전임 담당자와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그 담당자에게 양해를 구해서 공개하면 될 일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 그동안 평가서가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니 더욱더 기가 찰 노릇이었다. 과연 공개를 미루는 것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지 하루종일 생각해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러면 그동안 기자가 여러 취재처에서 받았던 과거 자료와 그것을 건네준 공무원들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들 공무원들은 전임 직원에 대해 피도 눈물도 없이 뒤통수쳤던 사람들이란 말인가? 자료공개가 특별한 문제가 없고 대외비도 아니라면 공개를 미룬 것에 대한 답변이 너무 궁색하다.

광양시 시정방침을 보면 가장 윗부분에 ‘투명한 열린 행정’이라는 목표가 있다. 이 시정방침은 최소한 이번 보건소 취재과정에는 한낱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구호에 지나지 않을 시정방침이라면 바꿔야 하지 않을지 묻고 싶다.
 
 
입력 : 2006년 01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