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생활체육동호회 탐방 <17> - 정구
우리지역 생활체육동호회 탐방 <17> - 정구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4:18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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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연합회에 4개 클럽 소속 90여명 회원 활동
◇김 진 구 / 광양시생활체육협의회 정구연합회장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는’ 예절스포츠

예전에는 정구를 ‘백구(白球)’라 불렀다. 흰 유니폼에 흰 양말, 흰 운동화, 게다가 공까지 하얀색이니 그야말로 백구의 대제전이었다. 초창기에는 이렇게 착용하지 않으면 출전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엄격히 지켜졌으나 지금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러나 정구가 갖춰야 하는 예의는 변함이 없다.

단정한 복장을 갖추고 코트에 입장하는 것은 기본. 장유유서(長幼有序)를 철저히 지키는 종목이 정구다. 윗사람과 시합할 때는 항상 먼저 코트에 나가서 기다리며 시합이나 연습 전후에 항상 인사로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덥다고 상의를 벗거나 걷어 올려 육체를 노출시키는 것도 큰 실례에 속한다.

정구, 꾸준히 성장

정구는 테니스와 달리 큰 체력소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라켓도 테니스보다 작고 연한 고무공을 사용하기 때문에 테니스만큼의 스피드는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정구다. 젊었을 때 테니스를 치다가 나이가 들어 정구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정구인들이 비교적 다른 운동과는 달리 노ㆍ장년층들이 즐기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또한 여성들도 테니스보다 쉽게 배울 수 있어서 부담 없이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노ㆍ장년층들이 즐긴다고 해서 구태의연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 오늘날 정구는 꾸준히 보급돼 동호인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는 생활체육 홍보효과로 전국적으로 청년층과 부녀층에서도 정구 인구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구장 증·개축 필요

광양시생활체육협의회 정구연합회(회장 김진구)에는 현재 4개 클럽 90여명의 회원들이 소속돼 정구를 즐기고 있다. 현재 광양에는 서천변에 있는 전용 정구장이 4면 있다. 그러나 정구회원들은 이 곳 시설에 대한 개보수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진구 회장은 “정구 전용구장 본부석 증ㆍ개축과 관람석 차광지붕설치가 필요하다”며 “현재 조성만 되어 있는 본부석 면적을 2배정도 늘리고 2층 규모로 증ㆍ개축해서 사무실과 회의실 등 다목적으로 사용하고 본부석 양측 관람석에 펜스와 차광지붕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구장 주변 진입로에 대해서도 주차장과 인근부지에 대한 포장, 조경실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또한 야간 경기용 조명등 설치와 음향기, 국기 게양대 코트별 벤치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양시정구협회
“테니스보다 짜릿하다!”

(사진설명) 광양시정구협회 회원들은 매일 아침, 오후에 서천변에 자리잡은 정구전용구장에서 정구를 즐기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속해있는 광양시정구협회 회원들이 경기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천변에 자리 잡은 정구전용구장. 광양시정구협회 소속 회원들은 매일 아침, 오후에 이곳에서 정구를 즐기며 하루일과를 시작하고 마친다. 광양시정구협회는 지난 1970년에 창설, 올해로 꼬박 35년을 맞이했다. 그야말로 광양 정구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다. 30년 이상 정구 경력을 가진 회원들도 상당하다. 회원들은 3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현재 광양시정구협의회에 소속된 회원은 60명. 이중 15명이 여성회원들이다. 특히 여성부는 지난 5월 여수에서 열린 대통령배 전국 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더욱더 드높였다. 이들은 또한 인근 여수, 순천 정구동호회와 꾸준히 교류전을 갖고 우의를 다지고 있다.

회원들은 경기 전 서로간의 안부를 나누고 삼삼오오 모여 커피도 마셔가면서 서서히 몸을 풀기 시작한다. 정구가 비록 테니스보다 스피드가 느리다고 하지만 가만히 서서 운동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이 어디에 올 것인지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연약한 고무공이지만 라켓에 맞는 순간 상대편 코트에 쏜살같이 넘어간다.

정구가 순발력을 갖춰야 하는 운동임에는 틀림없다. 경기를 끝낸 후 회원들과 함께 얼굴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땀을 닦아내며 시원한 물 한 잔 들이키는 맛에 코트를 떠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30년 이상 구력을 자랑하고 있는 김동헌(69) 회원은 “한평생 축구, 배구, 탁구 등 여러 운동을 하면서 정구도 함께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정구는 자기 몸에 맞춰서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며 “체력조절을 쉽게 할 수 있어 노년층이 즐기기에 알맞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50년이 넘게 정구를 즐겨온 김채련(75) 회원 역시 “정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즐길 수 있어 노인층에게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에게도 특히 체력부담이 적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전ㆍ오후에 각각 1시간씩 정구를 즐기는 김씨는 지난 90년 췌장암 수술로 한때 위기를 겪었으나 꾸준히 정구를 한 덕택에 몸이 빠르게 회복된 것 같다며 건강한 몸을 과시했다.
광양시정구협회 회원들은 정구 인재들이 외지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 옥곡초등학교 정구부의 경우 국내 최강 수준. 그러나 이들의 진로는 지금으로서는 순천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광양시에는 현재 정구부가 옥곡초 남자부, 서초교 여자부, 옥공중 남자부 등 3개 밖에 없는 실정.

따라서 이들이 진학을 하려면 정구부가 있는 순천 매산고와 순천대로 차례로 진학해 광양으로 봐서는 고스란히 스포츠 인재들을 밖으로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 정구인들은 이에 최소한 고등학교까지는 정구부를 신설해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원들은 또한 “정구는 결코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다”며 젊은이들의 많은 참여와 함께 관심 있게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입력 : 2005년 0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