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의 천하장사”
“우리는 미래의 천하장사”
  • 이성훈
  • 승인 2006.10.21 11:33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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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광양중 씨름부-대통령기 전국 장사씨름대회 단체전 우승
지난 24일 오후 2시 30분 동광양 중학교(교장 송규현) 씨름부. 수업을 마친 씨름부 선수들이 일제히 훈련장소로 나와 서서히 몸을 풀기 시작한다. 동광양중 씨름부 11명 선수 중 가장 큰 선수는 키가 185.5cm에 이른다. 발 사이즈도 300mm가 넘어 신발을 자체 주문 해야할 정도의 거구들로 가득하다. 체격으로 보면 웬만한 고등학생보다 훨씬 크지만 얼굴은 하나같이 어느 중학생들처럼 앳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동광양중(지도교사 나영주) 씨름부는 지난 16일부터 4일간 구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중등부 단체전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동광양중 씨름부는 지난 2001년에 창단돼 현재 11명의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다. 동광양중은 창단된지 6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지역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동광양중은 춘천 후평중학교를 4-0으로 누른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정학민이 경장급에서 2위를, 오원재가 용장급에서 3위, 박성용이 장사급에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광호 코치는 “단체전 우승이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동광양중은 전국대회에서는 그동안 3등만 두 번 차지했을뿐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선수들은 매주 월~금요일까지 수업시간이 끝나면 오후 훈련과 야간훈련에 임한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기초 체력훈련을 포함한 각종 씨름기술을 연마해 몸을 다져나가고 있다.

선수들이 훈련 받으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무엇일까? 바로 식욕이다. 한창 자랄 시기여서 먹는 것도 대단하다는 게 김 코치의 말. 이들의 식사량은 웬만한 성인들 몇 배에 달한다. 김 코치는 “선수들의 끝없는 식욕에 식사 해결이 가장 큰 골칫거리”라며 선수들의 식욕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코치는 그러나 “선수들이 먹는 만큼 훈련을 통해 체력을 기르고 근육으로 다져나가기 때문에 평상시 많이 먹어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동광양중 씨름부는 내달 7일 증평에서 열리는 제7회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에 참가한다. 그러나 이 대회가 목표는 아니다. 이들은 오는 6월에 열리는 소년체전에서 영광을 재현할 예정이다. 나영주 지도교사는 “유망 선수들이 있어서 이번 소년체전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며 “소년체전에서 좋은 성적으로 지역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의 꿈은 하나같이 천하장사이다. 이만기 선수처럼 천하를 호령하는 천하장사가 꿈이다. 선수들은 앞으로 예전처럼 씨름이 인기종목으로 자리잡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나영주 교사는 “한창 인기를 끌었던 프로씨름이 지금은 사라져 다소 침체기에 있지만 아마추어 씨름대회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비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박성용은 “이번 대회에서 4강이 목표였는데 우승까지 해서 너무나 기쁘다”며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광양중 송규현 교장은 “이번 대회에서 지도코치와 감독, 선수와 학부모들이 철저히 준비한 덕택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며 만족해했다. 송 교장은 “선수들이 땀흘린 댓가가 좋게 나와서 학교에서도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관심있게 지켜봐준 지역사회와 시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입력 : 2006년 04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