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의 바다’서 헤어나자
‘도박의 바다’서 헤어나자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6:34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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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국민은 너무도 기막힌 ‘바다 이야기’에 어리둥절 한다.

‘봉이 김선달’도 유분수지 이토록 맹랑한 이권이 대명천지에 어떻게 있을 수 있었는지 그저 아연할 따름이다.

2004년 12월7일 영상물등급위원회서 게임기로 분류돼 허가가 난지 아직 2년도 채 안 됐다. 이런 ‘바다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연간 20조원 대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형 채널의 사행성 도박장으로 급성장해 성업을 이루고 있다.

이른바 대박이 터진단 바람에 이에 매달린 서민들만 도박 중독증 환자로 양산됐다. 실업자가 전세를 빼낸 돈으로, 날품 노동자가 힘겹게 번 하루 일당을, 남 줘야할 돈으로, 빚을 변통해서까지, 몇 푼 안 되는 월급돈 등으로 달려들어 결국 패가망신한 도박 중독자가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사행성 오락실의 사회적 해악 문제가 일파만파인데 우리지역도 예외일 수 없다.

지역 성인 오락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문화관광부가 게임장의 건전화를 위해 시행한 게임상품권 도입 이후 지역 성인오락실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말 첫 선을 보인 ‘바다 이야기’의 경우 불과 1년만에 전국 성인 오락실 시장 점유율 70%이상을 장악했다.

경마 경륜 카지노 산업과 함께 대한민국을 ‘도박 공화국’광풍으로 몰아넣었다.

성인오락실은 허가제가 아니어서 신고만하면 곧바로 영업이 가능하다. 지역 제한도 없어 유흥가 주택가를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확산돼 왔다.

여기다 2002년 2월 성인오락실에서 제공하는 경품에 문화상품권을 포함시켰다. 영화관람이나 도서구입이라는 본래 목적이 아닌 즉석에서 현금으로 불법환전 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점을 십분활용하는 동시에 독특하고도 교묘한 상술을 동원한 것이 문제의 ‘바다 이야기’다.

단돈 100원으로 무려 250만원을 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불법 조작한 것이다. ‘곧 대박이 터진다’는 ‘예시기능’과 그 대박이 5번 연속 터진다는 ‘연타기능’을 불법 추가해 한 방을 노리는 손님들을 열광토록 했다.

‘바다 이야기’는 이처럼 우리사회에서 도덕적ㆍ경제적 파탄을 유도하는 노름을 ‘시스템’으로 갖춰주는 꼴이 됐다.

결국 정부의 치밀하지못한 정책과 사후관리 외면으로 서민들을 도박 중독자로 내몰고 만 결과가 됐다.

늦었지만 오락실이 서민대중의 건전한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제자리를 잡을수 있도록 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 ‘도박의 바다’가 되어서는 안된다.
 

입력 : 2006년 0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