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동시이야기>
<융합동시이야기>
  • 광양뉴스
  • 승인 2019.01.25 18:58
  • 호수 7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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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행신 작가

박행신 작가

•동시작가

•광주일보·대교눈높이아동문학‘동시’당선

•한국예총 문학 부분 공로상

•전라남도 문화상 수상

 

- 저서 -

•박행신 동시선집

•내가 먼저 볼 거야

•출렁이는 지구

•3인 동시집‘이 웃음 어떠니’

•융합동시집‘아하, 그렇구나’

 

 

한사코 버틴다

 

잘못 쓴 글자를

고무지우개로 닦는다

 

깊이 박힌 글자가

한사코 버틴다

 

 “여긴 내 자리야!”

 “여긴 내 자리야!”

 

박박 문질러도

한사코 버틴다

 

초등학교 4학년 과학 탐구요소‘관찰’

 

 

*철조망 이야기

 

“아빠, 여기 이 그림처럼 가시철사줄로 목장 울타리를 만들어 주세요.”

“이걸 만들어 어디에 쓰려고?”

“이 가시철사줄로 울타리를 해 두면 양들이 절대 도망치지 못할 거예요.”

조셉이 아빠에게 부탁하여 만든 가시철사줄이란 바로 철조망이었어요.

철조망을 발명한 조셉은 엄청난 돈을 벌었대요. 공인 회계사 10여명이 1년 동안 일해도 다 계산하지 못할 만큼 엄청난 돈이었대요. 조셉은 당시 13살이었어요.

13살 어린 조셉이 어떻게 철조망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세심한‘관찰’덕분이었어요.

미국의 한 가난한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조셉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웃 목장의 목동이 되었어요. 그는 틈틈이 책을 읽으며 양들이 울타리 너머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이놈의 양떼들이 우리 농작물 다 망치는구나! 조셉! 넌 도대체 뭐하는 거냐?”

깜짝 놀라 살펴보니 양들이 울타리를 넘어가 남의 농작물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었어요. 당시 울타리는 철사를 빨랫줄 모양으로 연결시키거나 말뚝을 박아 놓은 정도로 허술했어요. 그러다 보니 양들이 맘만 먹으면 금방 넘어갈 수 있었지요.

조셉은‘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양들이 가시가 있는 장미 넝쿨 쪽을 피해 막대기나 철사 울타리 쪽으로만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조셉은 장미 넝쿨을 잘라 울타리에 매달아 보았어요. 양들이 그 울타리를 피해 다녔어요. 하지만 곧 꾀가 생겨 머리를 비벼 넝쿨 울타리를 떨어뜨리고 다시 넘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아빠가 철사를 두 가닥으로 꼬아 연결한 다음 잘라버렸는데, 5cm 정도의 철사 가시가 생긴 것을 보았지요.

순간 조셉의 머릿속에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지요.

“그래. 철사 울타리에도 가시넝쿨처럼 철사로 가시를 만들어 붙이면 되겠구나!”

그렇게 해서 가시철사줄로 목장 울타리가 만들어졌지요. 예상했던 대로 양들이 전혀 넘나들지 못했어요. 대성공이었어요.

이후 가시철사줄 울타리는 크게 소문이 나 밀려오는 주문을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철조망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 특허청에 등록되었답니다.

세계적인 발명도 이렇듯 아주 작은 관찰에서 싹튼 것이랍니다. 관찰은 발명의 씨앗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