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 ‘노인보호구역 SILVER ZONE’
포토 에세이 - ‘노인보호구역 SILVER ZONE’
  • 김영신 기자
  • 승인 2019.04.05 18:16
  • 호수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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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를 짚은 남자 노인과 그 노인의 손을 잡고 있는 여자 노인...
이 표지판을 보고 있으려니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우리는 모두‘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평생 사랑하며 살겠다’고 약속했다.
같이‘늙어 갈’동지가 있음을 감사와 행복으로 여기고 살아야 하지만 살다보면 그런 마음이 사라지는 날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나태주의 시‘풀꽃’을 이렇게 패러디했다.

‘남편’

자세히 보면
열 받는다
오래보면
짜증난다
남편
너도 그렇다...

한바탕 웃었지만 슬펐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그런...
이기심에 덜컥 놀라 부끄러워진 적이 있다.
‘노인보호구역 SILVER ZONE’
허리 꼿꼿하고 다리 튼튼한‘아름다운 실버’로 나이테를 더해가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욕심이 아닐까 한다.
닳아진 연골로 넓은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다치거나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 보행 중 교통사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18년 9월, 최근 5년 사이 전체보행자의 보행교통사고는 1년에 1.2% 씩 줄어들고 있지만 노인보행교통사고는 매년 4%씩 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가는 세월을 붙잡아 둘 수 없듯 누구나 노인이 될 터이다. 2025년에는 전체 국민 5명 중 20%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1명으로, 우리나라는‘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노인이라고 하기엔 젊은 65세, 100세 시대 운운하는 마당에 노인연령을 늦추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마음에는 젊음도 늙음도 없다’는 성경 말씀도 있지만 수분이 점점 빠져나가 하루하루 느껴지는 몸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동보호구역’에서 속도를 줄이듯 이제‘노인보호구역’에서도 속도를 줄이는 운전습관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