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양시·고흥군의 여순사건위령탑 건립을 위한 제언
[기고] 광양시·고흥군의 여순사건위령탑 건립을 위한 제언
  • 광양뉴스
  • 승인 2022.09.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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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10·19범국민연대 사무처장 최경필
최경필 사무처장

여수·순천10·19사건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전남 동부지역 지자체에서도 위령탑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광양시가 올해 건립을 서두르고 있고, 고흥군은 내년 건립을 목표로 유족회가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장소에 위령탑을 세워야 할 것인지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여수시는 2009년 9월 13일 여수시가 만흥동에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를 세웠고, 형제묘와 함께 공식적인 위령탑을 대신하고 있다. 다시말해 전체 희생자를 위한 위령탑은 아직까지 세우지 못하고 있다.

순천시는 2006년 4월 1일 시민들의 성금과 순천시 지원으로 팔마체육관 뒤편에 건립했다. 공식적인 첫번째 위령탑이다. 매년 10월 20일 오전에 이곳에서 유족회가 위령제를 올리고 있다.

구례군은 2019년 10월 19일 구례읍 봉성산 자락에 위령탑을 세웠다. 30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확인된 262명의 희생자 명단에 새겨져 있다.

여수시는 아직 위령탑은 없지만, 위령비를 학살지에 세웠고, 순천시는 시민들 접근이 편리한 곳에 세웠다, 또한 구례군은 집단학살지 중 하나인 봉성산 입구에 현충탑과 함께 세워져 있다.

과거사 관련 다른 지역 위령탑은 어떤 곳에 세워졌을까. 

경남 산청·함양사건은 2004년 합동묘역 조성과 함께 대규모 추모공원이 집단학살지인 산청군 금서면에 조성되어 705명의 희생자를 모시고 있다. 이곳에는 국군11사단에 의한 피해지역으로 합동묘역, 위패봉안각 외에도 역사교육관,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반면 같은 국군11사단에 의한 피해지역인 전남 함평에는 2019년 10월에 유족들 성금과 전남도, 혐평군의 지원으로 달맞이공원에 890여명의 집단학살 희생자를 위한 위령비를 세웠다. 이곳에는 당시 전사한 고 김영광 일병의 위령비도 세웠다. 

바로 이웃인 영광군에는 무려 6만여명에 육박한 민간인 희생자가 있다. 2021년 10월 25일 영광군이 우산공원에 위령탑을 세웠다.

산청·함양은 집단학살지에, 함평과 영광은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에 세웠다. 산청·함양은 합동묘역 조성 등 대대적인 추모공원사업이다는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민들이 찾기 편리한 곳에 세워졌다.

우리는 암울한 역사를 자꾸 그 사건 속으로만 가두기 위해 학살지에 위령탑을 세우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접근이 어렵고 시민들의 외면을 받는 천덕꾸러기(?)가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여순사건이 그래왔다. 언급하기조차 꺼려했고, '빨갱이'라는 낙인 속에 그 기념시설조차 변두리로 내몰렸다. 그 일에 앞장선 이들이 사실은 부끄럽게도 일부 유족들이나, 시민사회였다.

이제는 당당하게 무대로 끄집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위령탑 건립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시민공원에 당당하게 세워서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아픈 역사를 설명할 수 있도록 밝은 곳으로 어두운 역사를 탈출시켰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광양시나, 고흥군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시민공원에 당당하게 위령탑을 세워 역사의 교육장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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