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 - 나는 결코 족집게가 아니다
사람과 삶 - 나는 결코 족집게가 아니다
  • 광양뉴스
  • 승인 2022.09.30 18:43
  • 호수 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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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임 /광양YWCA 이사 / 국방부 /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교육    진흥원 전문강사
김양임 /광양YWCA 이사 / 국방부 /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교육 진흥원 전문강사

얼마 전 방송됐던 모 프로그램을 계기로 인터넷과 SNS 등을 중심으로 MBTI 성격유형에 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 확산이 되었다.

연령대를 불문하고 “너는 E구나? 나는 I인데...”, “나는 P라서 이게 잘 안돼, 넌 J지?”라며 MBTI를 모르면 또래들과의 화제에 낄 수 없는 정도라나 뭐라나...

그런데 내가 어느 자리에서 물색없이 “MBTI는 부산으로 서울로 몇 년을 다니면서 공부를 해야 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그 단계마다 까다로운 과제를 통과해야 겨우 MBTI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나도 그렇게 공부했었노라, 인터넷에서 약식으로 몇 문항짜리 테스트를 해 가지고 성격유형을 제대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했더니 그 말을 들은 어떤 초등학생이 “인터넷에서 두 번이나 해 봤는데 나랑 다 ‘아다리’가 맞던데요?”라고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하긴, 꽤 오랫동안 혈액형에 따른 성격유형이 진리처럼 자리 잡았고, 혈액형과 성격유형 사이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음이 밝혀졌음에도 혈액형으로 알아보는 성격유형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또 어쩔 것인가.

토정비결, 사주팔자, 손금, 작명... 등 

아마도 사람들은 운명처럼 정해진 무언가가 있다고 믿고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인지 가끔은 내가 의도치 않게 족집게 취급을 받을 때가 있어서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누구랑 얘기를 하다가 상대방의 행동이나 얘기 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슬쩍 반영을 했을 뿐인데 “어떻게 아셨어요?”라던가, “읏, 소름~!” 이런 반응이 나온다.

그건 절대 내가 ‘신기’가 있어서나 특별한 혜안이 있어서가 아니고 상대방의 얘기에 관심을 기울여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그 사람 내면의 모습일진대 소름은 무슨...

거기에다 정식으로 MBTI 검사를 실시하고 해석을 해 주거나 기질검사 결과를 설명하면 사이비 종교단체를 하나 만들자고 일어설 분위기인데, 나는 결코 족집게가 아니다.

사람마다 어느 정도 타고난 본성은 있다고 배웠고 살아온 환경과 그 영향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달라질 수 있다. 사실 20대 초반까지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나와 일치 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말수가 적고, 혼자 있는 것이 편하며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하던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은 처음 보는 수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일을 하고 살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래서 묻는다. “나는 몇 명입니까?” -보여주고 싶은 나 –다른 사람이 보는 나 –진짜 나

이 세 사람이 일치될 때 삶의 만족과 높은 자존감을 갖고 살 수 있을 것이다.

- 기질은 부모에 의해서 타고난 모습인데 우리의 모든 행동에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타고난 특성들의 결합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유적적 요인에 따라서 유전인자를 통해 수태 시에 전해진다.

- 인격은 훈련으로 인한 자신의 내면적인 모습인데 타고난 기질에 교육, 신념, 태도, 원칙 등이 훈련되어 나타나는 우리의 모습이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얼마큼 다른 모습이 될지는 본인도 모를 일이다.

-성격은 관계를 통한 자신의 외면적인 모습인데 대인관계에서 표면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성격과 인격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당신 안의 세 명의 ‘나’는 일치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