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칼럼] 교두보(橋頭堡)를 확보해야 기회가 온다
[위기관리칼럼] 교두보(橋頭堡)를 확보해야 기회가 온다
  • 광양뉴스
  • 승인 2023.06.09 18:39
  • 호수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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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 /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저자
김해원 작가 /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품는다’저자

위기가 발생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안전이 확보되어야 한다. 인간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생긴다. 

우리네 생활은 모든 부문이 함께 연계되어 있다. 그래서 한쪽에서 불안전한 위기가 생기면 다른 분야에서도 불안전한 위기가 초래될 확률이 높다. 그러므로 어느 한쪽 분야에 치중해서 국부적인 안전을 기대하기보다는 전방위에 걸쳐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그중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다. 

제갈공명이 융중대에서 유비에게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 전략을 제시하면서, 천하통일을 위해서는 형주를 주요 근거지로 삼아야 한다고 했던 것처럼 자기 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근거지를 마련해야 한다. 그 근거지는 지리적 기반이 될 수 있고, 자신과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된 인맥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외부 세력에 쉽게 침해당하지 않거나 적으로부터 쉽게 공격당하지 않을 정도의 세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위기 없는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 연후, 외세에 공격당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비하고, 필요시 공격도 해야 한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적에게 약점을 보이지 말아야 하고, 적의 강점을 무력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 자신의 강점으로 적의 약점을 쳐야 쉽게 승리할 수 있다.  

한비 역시 『한비자』에서 군주는 세(勢)를 형성해서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게 해야 하고, 법(法)을 만들어서 상벌에 따라 백성을 다스리며, 술책(術策)으로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자기에게 위기가 발생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세법술로 자기의 입지를 강하게 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직장인의 경우 제아무리 성과를 많이 내도 사내 정치에 의해 그 성과가 폄하되는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즉 성과를 내는 동안 소홀히 했던 관계 측면의 약점을 부각시켜, 성과를 폄하시키는 사내정치에 휘둘리게 된다. 그러므로 성과 중심의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내정치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의 세(勢)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 

사실 정치의 본질은 세를 형성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 있다. 결과적으로 정치는 우군의 세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적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역사는 강한 자에 의해 써진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강한 힘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위기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내정치를 통해 자신의 세력을 견고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만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자기 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필요시 그들의 힘으로 자기에게 발생될 수 있는 위기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아울러 군주가 세법술에 의해 정치적 입지를 견고히 하듯이 성과 중심의 활동으로 인해 얻어진 결실을 더욱 돋보이게 해야 한다.

아울러 그 결실에 따른 이익은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자신은 명분을 취해야 한다. 그러면 성과와 관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