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칼럼] 굽으면 온전하고, 구부리면 곧게 된다
[위기관리칼럼] 굽으면 온전하고, 구부리면 곧게 된다
  • 광양뉴스
  • 승인 2024.01.19 18:10
  • 호수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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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작가‘소통병법, 노자의 소통법,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얻는다’ 저자
김해원 작가‘소통병법, 노자의 소통법, 소통을 잘해야 천하를 얻는다’ 저자

등산을 할 때 험난하고 위험한 코스를 넘지 못하면 더 이상 높은 곳에 오를 수 없다. 

마찬가지로 높이 오르기 위해서는 특정한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고비 하나를 넘고 나면 그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경험과 지혜가 바탕이 되어 새로운 고비를 순탄하게 넘길 수 있다. 

위기의 고비를 잘 넘는 사람이 높은 곳에 오른다. 아울러 위기의 고비가 발생되는 것을 줄일 요량이면 르상티망(Ressentiment)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르상티망은 고귀한 것을 추구하거나 남이 부러워하는 것을 소유하기 위해서 하는 일련의 심리적 행동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치 기준을 판단할 때,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판단하기보다는 자신이 처한 사회적인 환경과 여건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조화와 상생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자기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평범하게 사는 것을 원한다. 그래서 자기가 진정 원하는 바가 아니어도 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하면 그것을 따라한다. 

이처럼 다수 증거의 법칙에 준하는 행동이 바로 르상티망의 함정에 빠지는 행동이다. 하지만 때로는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라서 행하지 않는 것이 자기의 위기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때로는 모두가 다니는 큰 길을 고집하기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좁은 길로 가는 것도 좋다. 

특히 위기가 발생될 징후가 눈에 빤히 보이는 길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다. 

아울러 위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세에 편승해야 하는 것이 좋은 지 혹은 독자적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좋은 지를 잘 선택해서 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돈과 권력을 가진 소수의 강자들은 그럴싸한 명분과 실리를 내세워 다수의 약자들이 르상티망의 함정에 빠지도록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강자들과 함께 생활을 할 때는 늘 그런 사람들이 쳐 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위기를 줄이는 최상의 길이다.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자기가 멀리 돌아가더라도 적에게 이로운 듯이 유인하여, 적보다 늦게 출발하고도 더 빨리 도착해야 한다고 했다. 사노라면 지름길로 가는 것보다 오히려 돌아가는 것이 더 빠른 경우도 있다. 

또 노자의 『도덕경』에 ‘곡즉전, 왕즉직(曲則全, 枉則直)’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굽으면 온전해지고 구부리면 곧게 된다’는 말이다. 

이 말처럼 직선적인 행동보다 곡선적인 행동이 오히려 득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생각하면 직선적인 삶을 고집하지 않고 유연하게 곡선적인 삶을 산다는 의미에는 자기의 모습을 일정부문 숨기면서 산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렇다. 때로는 주연을 고집하며 직선적으로 앞에 나서는 것도 좋지만, 은밀하게 곡선적으로 조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위기의 고비를 피할 확률이 더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