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격주 4일 근무 시행 ‘한달’…생산성·행복도↑
포스코, 격주 4일 근무 시행 ‘한달’…생산성·행복도↑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2.23 17:48
  • 호수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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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최초 시행, 성공적 안착 모습
여가시간 활용, 스포츠 활동 참여 늘어
직원들, 업무 몰입도·생산성 증대 ‘평가’

포스코가 시행한 격주 4일제 근무제가 시행 한 달째에 접어들었다. 

철강업계 최초로 시행되는 제도에 많은 우려를 낳았지만 직원들의 만족도가 올라가며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포스코는 최근 유연한 근무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격주 주 4일제형 선택형 근로시간제’를 시행했다. 2주 동안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시간을 추가로 근무해서 평균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을 채우면 격주 금요일마다 쉴 수 있는 제도다. 

해당 제도 시행이 예고되자 일각에선 우려가 쏟아졌다. 

완벽한 주 4일제가 아닌데다 근로시간은 동일하기 때문에 ‘조삼모사’식 달래기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아울러 포스코 근무 형태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 상권에서는 소비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로 지켜볼 여지가 있지만 현재까진 당초 우려가 무색하게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광양제철소에 따르면 격주 4일제를 시행한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실제로 업무 몰입도와 생산성이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제철소에 EIC기술부에 근무 중인 한 2년차 사원은 “쉬는 금요일이 있는 주에는 목요일까지 업무를 마치기 위해 근무시간 중 업무 몰입도가 크게 늘었다”며 “스스로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25년째 근무 중인 한 과장은 “평일에 개인 용무가 필요하면 연차를 사용하지 않고 쉬는 금요일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며 “3일 휴가가 생긴다는 생각에 일하면서도 오히려 더 보람차게 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3일 연휴가 생기면서 연고지가 없는 근무자들이 고향을 찾아 지역 내 소비가 감소할 것이란 예측도 빗나갔다. 되려 여가시간을 활용한 스포츠 동아리나 소모임 활동에 참여하면서 직원들이 단합해 지역 내에서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광양제철소 행정섭외그룹의 한 직원은 “고교 친구나 대학 동기 등은 어차피 사전 약속을 하고 만나는데다 개인 일정이 있는 편이 많아 고향을 찾는 횟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대신 쉬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동기들끼리 지역 맛집이나 카페 탐방 등을 하는 소모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광양제철소는 격주 4일제 시행에 따른 근무 여건 조성을 위해 통근 정책에도 변화를 줬다. 

먼저 격주 4일제를 이용하는 상주 직원들을 대상으로 평일에 1시간씩 더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1시간 늦게 출발하는 퇴근 버스 10대를 증차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구내식당 석식 운영시간을 연장하고 제철소 차량 5부제 운영시간을 새롭게 바뀐 근무시간에 맞춰 적용하는 등 직원들이 새로운 제도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격주 4일 근무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며 “‘자율과 책임’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확산시키면서 행복한 일터 조성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업무 집중력 향상, 생산성도 좋아져” 

한 영 사원 /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동력 섹션
한 영 사원 / 광양제철소 에너지부 동력 섹션

포스코에 근무 중인 한영 씨(27)는 최근 친구들로부터 부럽다는 이야길 많이 듣고 있다. 최근 시행된 주 4일 근무제 덕분이다. 평일 한 시간 늦게 퇴근하긴 하지만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생긴다는 건 모든 직장인들에게 로망이 아니겠는가.

갑자기 2주에 한번 3일 연휴가 생긴 한영 씨는 친구들과 풋살모임을 개설했다. 이틀이면 쉬기도 바빴지만 3일을 내리 쉬면서 활동이 필요했다고 느꼈다. 친구들과 주기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좋아지면서 더 이상 출근길이 무겁지 않아졌다. 

물론 한영 씨도 제도 시행 처음엔 익숙치 않았다. 아침에 알람을 듣고 허둥지둥 출근길에 나섰다가 쉬는 날 인걸 깨닫고 차를 되돌려 집으로 온 적도 있었다. 

그는 “평일에 출근해서 일하다 보면 한 시간 추가로 근무하는 건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는데 하루를 온전히 쉬는 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며 “주말을 더욱 알차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온전히 스스로를 챙기는 시간을 가지다 보니 업무 집중력도 향상된다”며 “시간 배분 등을 효율적으로 하려고 노력한 덕택에 생산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