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축제는 끝이나고
매화축제는 끝이나고
  • 김승희.황규원 부부(가남농원)
  • 승인 2009.01.14 18:23
  • 호수 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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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는 끝이나고 몸은 조금씩 회복돼 갔다. 축제가 끝나고도 3월말까지는 꽃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계속 줄을 이었다.
야생화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와 이런데가 있었나 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아왔다. 오픈 전부터 계획하고 농원을 꾸며나갈 때부터 뭔가를 다르게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야생화를 심어놓고 보니 꽃이란 게 봄이되면서 겨울내내 움추렸던 사람들의 가슴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러주는 활력소라고 할까? 꽃을 보고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너무 좋겠다였고 항상 꽃하고 있으면 늙지 않겠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대부분 야생화를 좋아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라 꽃에 도취가 돼 떠날 줄을 모르는 손님들도 많았다.
손님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함께 꽃앞에 쭈구려 앉으면 손님인지 주인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렇게 처음에는 야생화에 몰입해 있었다. 이상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내게는 야생화가 세상 어느 것보다 이뻤다.

그렇게 4-5월까지는 꽃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4월부터는 하우스 안보다는 밖에 야생화가 피기시작하면서 지나가다 꽃보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5월은 온갖 꽃들이 거의 절정을 이루면서 가장 화려하게 장식을 해주고 서서히 시들어가는 계절이다. 어디를 가도 산과 들이 꽃천지를 이루다가 5월이 지나면 꽃구경 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지기 마련이다.
언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나 싶을 정도로 조용하다. 하지만 6월이 되면 본격적인 매실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오픈과 함께 매화축제를 치루고 어느 날 광양신문 편집국장님이 찾아오셨다. 소개를 하고 인사를 드리면서 관심을 크게가지지도 않았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을 때 그게 취재를하고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
사진을 찍자고했을 때 왜 사진을 찍느냐고 화를 내었던 그 시절을 기억하고 계시는지요? 그 시절의 감회가 새로워 국장님께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이 지면을 통해서 감사함으로 보답드리고 싶다.

노련하신 국장님 카메라 앞에 초보임을 금방 알아차리시고 화를 내기는커녕 자연스럽게 두사람을 세워 이런 포즈 저런 포즈 찍지말라는 소리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미 셔터는 눌러져 있었다.
그 노련함에 감탄을 해야 했다. 그 사진 지금 보면 너무 우스워 혼자 미소지을 때가 많다. 광양신문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