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 HRD센터, 출발부터 ‘삐거덕’
광양만권 HRD센터, 출발부터 ‘삐거덕’
  • 박주식
  • 승인 2009.04.30 09:18
  • 호수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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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시설비 지원 없어 민자 유치로 착공

▲ 조선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광양만권 조선산업 인적자원개발센터가 지난 29일 착공했다.
전남테크노파크의 참여 취소와 시의 시설비 지원축소 등 많은 우여곡절 속에 진행되고 있는 ‘광양만권 조선산업 인적자원개발(HRD-Human Resource Development)센터’가 29일 진월면 마룡리 옛 진월초등학교에서 마침내 착공식을 했다.

광양지역 노사정이 지난해 11월, 조선기능인력 양성을 위해  ‘광양만권 조선산업 HRD센터’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설립준비위원회’를 발족한지 4개월여 만이다. 애초 HRD센터는 올 1월까지 사단법인 ‘광양만권 조선산업 HRD센터’를 설립하고 폐교시설 개조를 거쳐 5월부터 양성훈련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설비와 장비 구입비 등으로 5억여 원을 지원키로 했었던 전남테크노파크가 사업지연으로 시설비 지원을 할 수 없다며 참여를 취소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미 노동부로부터 기능인력 양성을 위해 7억 63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설립준비위원회는 당장 시설 마련을 위해 민자 유치를 해야 했고 결국 심사를 거쳐 김재무 도의원을 선정해 폐교 시설개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가 한발 물러섰다.

시는 폐교부지와 건물을 무상임대하고 시설개선비로 5천만 원을 지원하는 선에서 HRD센터 참여를 마무리했다. 노동단체와 함께 일을 할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이 이렇게 되자 센터 설립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의 원성이 대단하다. 노동계가 먼저 나서 일을 시작했음에도 오히려 빠져 달라는 시의 요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를 배제하면 노사민정이 아니다. 노사정이 똘똘 뭉치면 정부재원을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는데 아직도 관료주의 사고에 젖어 노를 배제하려는 시의 행태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그는 “HRD센터는 교육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 인구 유입과 운영을 위한 고용창출, 계속 사업으로 100억 원 이상을 노동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라며 “광양시의 의식전환 없이는 기업도시임에도 근로자를 위한 배려가 전혀 없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HRD센터를 정상적인 교육시설로 꾸미려면 최소 8억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이 금액은 현재로선 민자 참여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오는 6월 1일 개교에 들어가는 HRD센터는 CO2 용접 등 3~5개월 코스 각각 60명 등 모두 120명을 현장특화 직업훈련과 조선사 위탁훈련 등 맞춤식 훈련을 시행, 수료와 동시에 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HRD센터는 광양시 노ㆍ사ㆍ민ㆍ정이 지난해 급변하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직업훈련기관 설립을 추진, 전국 최초로 지역고용창출과 인적자원개발사업의 새로운 실천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