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여수해양청 ‘서로 나몰라라’
광양시-여수해양청 ‘서로 나몰라라’
  • 박주식
  • 승인 2009.04.30 09:23
  • 호수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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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측 배후부지 공원, 관리주체 없어 ‘방치’

▲ 시민의 친수공간 제공을 위해 조성된 광양항 동측배후부지 공원 관리 인수인계가 지연되면서 화장실 등 시설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친수공간 제공을 위해 광양항 동측 배후부지 준공과 함께 조성된 공원이 관리주체가 없어 전혀 관리가 안 됨에 따라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불쾌감만 더하고 있다. 동측 배후물류단지 29만㎡ 부지에 조성된 물빛ㆍ돋을볕ㆍ해누리 근린공원 등 5개의 공원은 정부가 광양항 동측배후단지 조성을 마무리하며 지난해 말 준공해 시민들이 친수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2월부터 개방하고 있다.

공원에는 각종 체육시설과 숲속쉼터, 여울마당, 수변 산책로 등 다양한 친수시설 및 방문객을 위한 고객 안내센터, 전망대 등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공원 관리 이양을 두고 여수지방해양항만청과 광양시가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공원은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28일 현장 확인결과 자유무역지역 바깥에 위치한 ‘돋을볕 공원’의 화장실은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었으며, 특히 물이 나오지 않아 변기마다 변이 가득한 채 구더기까지 들끓고 있었다. 또 ‘해누리 근린공원’은 아예 화장실문이 잠가져 있어 이용을 할 수 없었으며, 옮겨 심은 나무 지지를 위해 설치된 안정목들이 벌써부터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부러진 나뭇가지 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었다.

그나마 컨 공단이 무상대부를 받아 관리하고 있는 자유무역지역 내 2개 공원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곳은 입주기업으로부터 유지비를 지원받는 한편,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육시설 사용료를 징수해 관리비를 충당하고 있다.  컨 공단은 오는 9월경 자유무역지역 통제시설이 완공되면 시설물관리 업체를 선정해 이들 공원관리를 위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유무역지역 외 공원은 관리가 완전 배제된 상태에서 여수해양청과 광양시가 인수인계를 협의 중이나 관리비 부담에 대한 이견으로 6개월이 지나도록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여수해양청 관계자는 “지금은 관리자 지정이 안 돼 있어 공원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광양시에 관리 위탁을 넘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6개월 이상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또 “2005년 동측배후부지 조성 계획수립 시 광양시가 도로와 공원을 관리키로 했음에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공공시설은 관할지자체에 관리 의무가 법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광양시가 적극행정을 펼쳐 하루빨리 인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공원관리에 들어가는 예산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공원부지 소유자가 국가 기관임에 따라 시비로 관리만 해주기엔 문제가 있어 정부에 사후 관리비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정이 안 되고 있다”며 “올해까지는 정부에서 관리하고 내년쯤 인수하는 것으로 구두상 약속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수청과 광양시의 성과 없는 협의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휴식을 위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오히려 불쾌감만 더해가고 있다.

중마동에 사는 시민 김 모씨(43)는 “광양항에 훌륭한 공원이 조성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았으나 화장실 관리조차 안 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며 “광양항이 언제나 시민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친수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더 많은 노력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여수해양청과 광양시는 공원뿐만 아니라 △배후단지 전기 인입 △상수관로 부설(관리)와 상수도 분담금 △하수관로와 배수펌프장 관리 △도로시설물 인수인계 등을 두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어느 것 하나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광양항은 앞으로도 정부와 함께 추진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일이 안 풀려선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가 쉽지 많은 않을 것이란 염려가 있다”며 “정부가 광양항을 부정적으로 보는 일이 없도록 인수인계가 조속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