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 정말 대단한 일을 했어”
“후배들이 정말 대단한 일을 했어”
  • 이성훈
  • 승인 2009.05.07 16:42
  • 호수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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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 체육사 기록 부족 아쉬워…하루빨리 재정립해야

“후배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 없어. 한마디로 감개무량하지. 이번 도민체전은 정말 극적이고 감동적이었어.” 체육계 주현중(75)원로는 제48회 전남도민체육대회 광양시 종합우승에 대해 “후배들이 대단한 일을 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 격려차 개최지인 영광에 갔으나 몸이 좋지 않아 폐막을 하루 앞두고 먼저 되돌아왔다. 주 원로는 “우승의 순간을 함께 했으면 더욱더 바랄 것이 없었으나 후배들의 잇따른 우승 축하 전화를 받고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주현중 원로는 1961년 제1회 도민체전 씨름 종목에 출전했다. 당시 광양군은 궁도, 축구, 씨름 등 세 종목에 참가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군에 다른 종목도 있었으면 출전을 더 많이 했을 텐데 당시 그럴 형편이 안됐다”며 “나는 씨름에 출전하면서 축구팀도 인솔해갔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주 원로에 따르면 당시 광양군의 축구실력은 도내 최고였다고 한다. 여수시, 순천시 등에 4-0, 5-0으로 이기는 것은 기본. 순천시에는 당시 철도국에 축구팀이 있었지만 광양군에 적수가 되지 못했다. 목포 역시 마찬가지였고 특히 구례군은 번번이 광양군에 무릎을 꿇는 수난사가 계속 되었다고 한다.

구례군에는 중학교 축구부를 비롯해 실업팀까지 있었으나 광양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흔했다. 주 원로는 “한 번은 제발 이번 경기만은 구례에 양보해 달라”고 사정했을 정도로 광양군의 축구 실력은 뛰어났다고 말했다. 씨름 역시 도내에서 고흥군과 함께 최강의 실력이었는데 광양군이 고흥군에 앞설 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주 원로는 6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대해서도 기억을 더듬었다. 지금이야 멋진 체육복에 든든한 기업후원, 튼튼한 행정 뒷받침 등으로 선수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지만 60년대는 그런 것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그는 “60년도 초반에는 기업 후원이 전무하고 정부미 도정공장 세 곳, 양조장 두 곳의 후원을 받아 대회에 출전했다”면서 “지금 운동하는 후배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며 웃었다. 또 출전비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주 원로는 그러나 당시 광양군의 실력과 자존심은 어느 시군에도 뒤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궁도, 씨름, 축구에서 우승해도 나머지 종목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올 수가 없었다”며 “초창기에는 어쩔 수 없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때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주 원로는 우리시 체육사 기록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도 커다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나도 초창기에는 직접 관여했던 축구, 씨름에 대한 기억만 있지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며 “광양시가 하루빨리 체육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 원로는 “광양시지에 기재된 기록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시와 체육회, 체육계 원로들이 하루빨리 모여 우리시 체육사 정리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후배들이 이번 종합우승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주 원로는 “체육인들이 현재 사기가 상당히 올라있을 것”이라며 “선수 발굴과 함께 체육 인프라 구축을 통해 명실 공히 체육도시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시에는 포스코라는 대기업이 있다”면서 “포스코에서 몇 개 종목을 선정해 실업팀을 육성한다면 우리시 체육은 더욱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