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다락원, 건물 집중화로 운영 효율성 높여
금산 다락원, 건물 집중화로 운영 효율성 높여
  • 이성훈
  • 승인 2009.05.28 10:18
  • 호수 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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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삶의 질 높이는 21세기형 문화센터로 각광

충남 금산군 금산읍 중도리와 금성면 양전리 일원에 자리 잡은 금산다락원은 문화·복지·교육·체육과 관련한 7개 중앙부처 12개 단위사업을 단일사업으로 통합, 예산절감 및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한 복합문화센터이다.

지난 2002년 공사를 추진해 2004년 10월 개원한 금산 다락원은 생명의 집(문예회관), 건강의 집(보건소), 만남의 집(관리동), 문화의 집(문화원), 장애인·청소년의 집, 노인의 집, 여성의 집, 농민의 집, 활력의 집(스포츠센터) 등 각 분야로 나뉘어 주민들이 편리하게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금산 다락원 운영을 맡고 있는 전해철 계장은 “이곳은 사용 편리성 제고, 문화·복지·보건·교육 등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군민 삶의 질을 높이며 친화단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신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복합건물 운영, 주민들 이용도 높아

금산 다락원이 전국 지자체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문화ㆍ복지ㆍ보건ㆍ체육 등 7개 중앙부처 12개 사업비를 통합해 하나의 사업으로 추진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예산절감과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회의실과 강당 등 각 건물의 중복기능을 배제해 유용성을 높였다.
금산 다락원은 일반 건물처럼 딱딱하게 설계된 것이 아닌 금산의 특산물인 ‘인삼’을 주제로 한 상징적 표현과 건축예술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금산 다락원은 한국건축가협회가 선정하는 ‘2005 대한민국 건축물 베스트 7’로 선정된 바 있을 정도로 뛰어난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다.

금산 다락원에 있는 금산 도서관은 금산에 거주하는 14세 이상 주민 및 직장을 금산에 둔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금산군은 군내에 있는 기적의 도서관, 인삼고을도서관, 금산학생도서관 등 3개 도서관에서 문화강좌, 세미나, 교육 등을 개최해 도서관을 문화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어린이에서 주부, 청소년, 노인에 이르기까지 계층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110여개 프로그램에 8만 5천명이 이용했고, 2007년에는 120여개 프로그램에 10만여 명이 이용하는 등 날이 갈수록 주민 이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건물 집중화로 예산 절감

금산 다락원의 건물 집중화에 따른 효과도 기대 이상이다. 우선 설계공모 시 전국 공모를 통해 금산에 잘 어울리는 요소를 가미한 건축물을 선정, 설계비와 사업비 추진에 따른 공무원 인력 절감 효과가 뚜렷했다. 전해철 계장은 “건물 신축에 따른 지도, 감독 공무원 배치 절감으로 약 2억9천만원의 예산 절감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기능별 중복 방지에 따른 절감도 상당하다. 회의실을 7개에서 3개로 축소하고, 전산실은 4개에서 2개로 줄여 예산을 절감했다. 또 공연장을 통합해 대규모 시설로 확충해 문화, 예술의 기폭제 역할을 주도할 생명의 집(문예회관)을 신축해 중복 투자를 방지했다. 
그러나 금산 다락원이 완공되고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전국 지자체로부터 주목을 끌기 까지 순탄한 과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우선 부처별 이기주의에 다른 사업 지연이 한 예다. 전해철 계장은 “통합 건립에 따라 중복적인 기능을 통합 신축함에 있어 부처별 보조 조건 충족 요구에 따른 사업이 지연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밝혔다. 

예산확보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중앙 여러 부처와 사업을 통합함에 있어 예산을 동시에 확보하기가 힘들었던 것. 금산군은 이를 위해 중앙 부처에 발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예산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신축부지에 있어 주민들에게 토지 승낙을 받는 것도 큰 고비였다. 전 계장은 “통합적인 기능을 가진 다목적 군민회관을 신축함에 있어 토지소유자들의 토지 미 승낙으로 50여 차례 방문, 설득하는 등 어려움이 따랐다”고 회상했다. 결국 토지 승낙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공사는 자연히 늦춰졌다. 

금산 다락원은 앞으로 청산회관을 재건축해서 유휴공간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전문 전시공간 및 갤러리 공간을 확보해 청산아트홀을 완료할 계획이다. 전 계장은 “세계적인 다락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라며 “누구나 머물고 싶은 공간 제공으로 배움터 및 쉼터로서 이미지를 높일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금산 다락원, 무엇을 시사하나

금산 다락원은 복합문화센터로 인기를 끌고 있고 각 지자체로부터 예산 절감 및 통합운영 사례로 벤치마킹을 하고 있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도농복합도시의 경우 금산 다락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농복합도시는 같은 성격의 공공건물이 중복 설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지자체 단체장의 정치적 입지와 기초단체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와도 관련이 있다. 다른 지역에 체육시설이 들어서면 우리 지역에도 설치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이럴 경우 자칫하면 나눠 먹기식 행정이나 소지역주의에 빠져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만 정주 시설이 조성된다”, “우리동네 주민은 사람도 아니냐”는 등 어느 지역에 공공시설이 들어서면 흔히 들리는 이야기다. 결국 금산다락원이 시사하는 바는 지역을 넘어 통합 건축을 통해 예산절감과 효율성을 짚어보자는 의미다. 우리시의 경우도 이럴 위험성이 적지 않다. 단체장과 기초 의원들이 이런 부분에 귀를 열고 있지 않으면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이 고비용, 저효율로 사용돼 결국 막대한 예산낭비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