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수학 특성화 도심학교와 경쟁력 갖춘다
영어-수학 특성화 도심학교와 경쟁력 갖춘다
  • 최인철
  • 승인 2009.12.10 10:08
  • 호수 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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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학교 영어 수학 중점 교육
치과의사가 되는 게 꿈이다. 치아가 좋지 않은 아버지의 치아를 고쳐주고 싶어서다. 옥룡초 3학년 교실에 적힌 경서의 이야기다. 옥룡초등학교(교장 정기권·총동문회장 서동석)는 모든 전교생이 자기 꿈을 교실에 적어 놓고 꿈을 잃지 않는 학교다. 1학년에서부터 6학년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교실에 적어두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도록 하고 있다. 목표를 정하도록 하고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더 성장시켜 가는게 바로 옥룡초의 욕심이다. 

옥룡초등학교의 정기권 교장은 옥룡초 부임 전 방과 후 정책 연구학교였던 담양남초등학교에 재직했다. 방과 후 학교의 결실을 맺기 위한 시작과 과정, 결과를 누구보다 먼저 체험한 셈이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옥룡초로 첫 교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농촌학교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이 학력수준의 향상이다.

학력 가운데서도 무엇보다 영어와 수학에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옥룡초 첫 번째 중점 교육은 바로 영어다. 초등학교의 영어 교과서 핵심문장 핵심자료로 장학자료를 만들고 학교에서 외국인 강사를 초빙해 영어학습 프로그램을 CD로 제작하는 등 영어향상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모든 학년별로 적게는 한 학년 많게는 중학교 2단원까지 목표를 설정하는 등 한 단계씩 앞선 교과과정을 모두 암기하도록 실질적인 수업에서 이를 체득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과한 학생들에게는 인증서와 포상 실시도 실시하고 있으며 전 학년이 인증서를 획득하도록 꾸준히 지도하고 있다.
정기권 교장은 “듣고 말하지 않는 영어는 제대로 된 영어수업이 아니다. 또 해석만 하는 영어도 마찬가지다”며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담임과 함께 영어의 생활화를 목표로 책임을 지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옥룡초의 영어교육은 버지니아 대학을 졸업한 재미교포 김현석 씨를 토크 원어민 강사로 파견 받아 이루어진다. 유수의 대학을 졸업한 영어권 교포 2세가 방과 후 학교에 참여해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탓에 영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런 덕분인지 실제 만난 옥룡초 학생들은 영어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전 학년의 영어실력을 즉석에서 보여주는 등 자신감도 넘쳤다. 아이들은 막힘이 없었다. 자신감 있게 영어로 묻고 대답하기를 실행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경서(10)는 영어로 자기 꿈 소개하고,한글로 하는 질문을 즉석에서 영어로 번역해 말하기에도 주저함이 없다. 비록 암기를 통해 이루어진 학습이지만 옥룡초 학생들은 영어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자신감을 갖고 있다.
수학교육도 마찬가지다. 도심학교와 비교해 학력차가 분명한 것이 수학임을 감안해 집중적인 선택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 수학만점제를 도입해 운영되는데 역시 교과는 물론 방학 후 학습을 통해 실시된다. 매월 말 수학평가를 통해 우수자는 물론 빠른 진척도를 보인 학생들을 시상하고 있다.

정 교장은 “시골학교에서 가장 떨어지는 교육분야가 영어와 수학이다”며 “도심 학교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와 수학에 중점을 두고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룡초는 이밖에 방과 후 학교를 통해 한자와 컴퓨터 교육을 무상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원에 가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다.  방학 중에는 방학 특강도 이어진다. 수학반과 영어반은 물론 아이들의 예술에 대한 만족도를 위해 미술분야에 외부강사를 초빙해 수채화 60시간을 받도록 하고 있다. 물론 전교생이 무료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옥룡초의 또 하나의 중점과제는 독서다. 매일 8시 10분부터 50분까지 전교생이 도서관에 모여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독서를 하고 있다. 독서는 조리 있는 사고와 글쓰기, 발표력을 키워주는,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교육과정이다. 독서교육은 애국조회를 대체한 자기발표시간에 자신 있는 발표로 이어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정 교장은 “아이들이 꼭 책을 보도록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창의력이나 표현력, 글쓰기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성과 논리 발달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수업 전 시간을 통해 이루어지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고심거리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매년 줄어드는 학생 수다. 옥룡면 소재지에 위치했지만 현재 옥룡초의 학생 수는 35명에 불과하다. 당장 내년도 신입생 모집이 발 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러나 마땅한 대책이 없다. 광양읍권 학교 학부모들이 전학문의를 심심치 않게 해 오고 있지만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뾰족한 수가 없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총동문회 차원에서 통학버스 문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검토 단계이긴 하지만 통학버스 문제가 해결되면 도심학교와의 경쟁에서도 학력수준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학교라는 자신감을 기반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교장은 “동문회에서 통학버스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통학문제만 해결되면 차별화된 교육을 바탕으로 도심권 학생들이 역으로 돌아오는 학교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옥룡초를 대도시 명문학교 보다 더 낳은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서 각자의 소질을 살려주는 그런 내용의 교육을 하고 싶다”며 “영어나 수학 등 교육의 기본소양을 갖추는 교육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