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로 몸살 앓는 백운 저수지 주변
쓰레기로 몸살 앓는 백운 저수지 주변
  • 지정운
  • 승인 2010.04.19 09:33
  • 호수 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정폐기물 슬레이트조차 마구 버려
백운산 깊은 계곡의 맑은 물이 한데 모여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백운저수지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양시 봉강면 지곡리에 자리한 백운저수지는 지역의 대표적인 수리시설로, 물 맑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유효저수량은 약 454만 1000톤으로 영광 불갑저수지에 이어 전남에서 2번째로 큰 저수지로 만수 면적은 81.8㏊이다.

광양시는 백운산의 아름다운 풍광과 4856㏊에 달하는 유역면적을 가진 백운저수지의 특성을 이용해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시행중인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이곳이 쓰레기 투기의 장소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제보를 받고 찾아간 저수지 상류 뚝방에는 지정폐기물로 관리되어야 할 슬레이트 무더기가 버려져 있었다. 슬레이트는 시멘트와 석면을 고형화시킨 것으로 과거 농촌지역의 지붕개량사업 진행당시 대량으로 사용된 건축자재이다.

현장에서 낚시를 즐기던 A씨(광양시 광양읍)는 “누가 버렸는지 알수 없지만 오래 전부터 이곳에 몰래 버려진 채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슬레이트가 저수지에 버려진 것을 제보한 B씨는 “가끔 풍광 좋은 백운저수지 주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가 너무 많다”며 “한적한 저수지 인근을 따라 걷다보면 여기저기에 무단 투기된 갖가지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B씨의 말을 토대로 현장을 찾은 결과 저수지 중간에 있는 공원 주변 대나무 숲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종류도 다양했다. 플라스틱 물병은 기본으로 타다만 비닐과 음식물 더미가 새로 돋은 잡초 속에 숨어있었으며, 대나무 숲에는 고무 장화, 플라스틱 양동이, 상자, 헌 옷가지에 심지어 침대 매트리스까지 버려져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를 경고하는 광양시장 명의의 경고판은 쓰러진채 이곳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저수지 좌우안 뿐만 아니라 공원 반대쪽에서 지곡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주변도 온갖 쓰레기가 판을 치고 있다. 이곳에는 쓰레기를 마대에 담아 버린 것이 발견됐으며, 도로 주변에는 콘크리트를 천공하면서 생긴 덩어리들까지 굴러다니고 있다.

제보자 B씨는 “쓰레기를 버리기 위한 비용을 아끼려 이런 무단 투기가 발생하는 것 같다”며 “환경보호를 위한 관계당국과 시민 모두의 성숙한 환경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광양시청 관계자는 “폐기물 투기 현장을 확인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