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윤동주 백일장 금상 수상 작품 - 광양동초 4 조은
제3회 윤동주 백일장 금상 수상 작품 - 광양동초 4 조은
  • 광양뉴스
  • 승인 2010.10.25 09:35
  • 호수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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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진
맑고 깨끗한 가을 하늘에 오늘은 하얀 솜사탕 같은 구름이 예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어젯밤가지 내린 비가 온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줘서 기분이 너무 좋다.

윤동주 시·백일장에 참석한 언니, 오빠, 친구들도 열심히 글짓기를 하고 그림도 그린다. 제목이 낙엽, 거울, 사진이다. 제목을 보는 순간 사진이라는 글자가 제일 먼저 사슴에 와 닿았다. 나에게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항상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아빠의 지갑 속에는 엄마의 사진 한 장이 있다. 그런데 잘라진 반쪽 사진이다. 엄마의 사진은 정말 예뻤다. 비록 결혼사진 반쪽이지만 아빠께서는 매우 소중히 여기고 계신다. 결혼 후 오빠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두 분이 심하게 싸우셔서 사진을 모두 찢어서 태웠다.

아빠께서는 엄마 사진을 몰래 감추어 가지고 계신 것이다.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엄마의 사진 옆에는 아빠가 계시지 않아 쓸쓸하게 보였지만 다행이도 엄마께서는 웃고 계셨다. 유일하게 남은 반쪽 사진 한 장이 아빠, 엄마의 결혼식 장면을 떠올리게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진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일찍 돌아가셨다. 나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모른다. 그렇지만 사진 덕분에 할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사진속의 할아버지의 얼굴은 정말 멋있었다. 할아버지가 없어 쓸쓸하신 할머니께서는 매일 할아버지의 사진을 닦아주신다.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할머니께
“할머니, 제가 도와드릴께요”
“고맙다. 할아버지 멋있지?”
“네, 할머니! 항상 힘내세요~~제가 매일 도와드릴께요”
“그래. 할아버지 사진이 있으니까 너도 할아버지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다행이구나. 역시 사진이 최고야”

나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사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우리 집에는 아직 가족사진이 없다. 친구 집에 놀러 가면 거실에 가족사진 큰 액자가 걸려있는 것이 언제나 부러웠다. 부모님이 너무 바쁘셔서 그럴까 생각하면서 나에게는 가족사진이 생기는 게 소원이 되어버렸다.

“엄마, 우리 집에는 왜 가족사진이 없어요? 엄마가 뚱뚱해서 사진이 찍기 싫어서 그래요?”
“ 음……가족사진?”
머뭇거리며 대답을 못하시는 엄마의 마음을 알것 같았다. 아마 지난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가족사진을 찍기 싫어서 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휴가를 계곡으로 갔는데 엄마께서
“ 은아, 이제는 우리도 가족사진을 찍어서 멋있게 거실에다 걸어두어야겠지?”
“네?”
나는 기분이 날아갈 듯이 기뻤다. 드디어 나의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았다.
“네, 엄마. 언제 찍을 거예요?”
“네, 엄마. 저는 할아버지 사진을 들고 할머니 앞에 앉을 거예요. 그리고 아빠, 엄마 두 분도 사진을 크게 찍어 결혼사진 대신에 걸어두세요.”

11월 29일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이제 친구가 부럽지 않을것이다. 우리 가족 사진만 있으면 엄마의 아픈 기억도 사라질 거고 난 무적이 된 기분이 되겠다.

이 세상에 사진이 있어서 너무 좋다. 사진 한 장이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고 서로 생각하고 그리워 할 수 있는 줄을 이어준다. 가족사진을 찍으면 작은 사진 5장을 만들어 우리가족 모두 1장씩 가질 것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그리고 보고 싶을 때 그 사진을 보고 용기를 얻는 행복한 가족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