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만나세요! 이웃 사귀세요!
친구 만나세요! 이웃 사귀세요!
  • 광양뉴스
  • 승인 2011.01.03 09:17
  • 호수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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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새해. 아무도 쓰지 않은 깨끗한 365일을 선물처럼 받았다. 새롭고 반갑다. 만나는 사람마다 좋은 말을 해 주고 싶다.

10년 전, “부자 되세요!”라는 새해 인사가 나돌았다. ‘호모 에코노미쿠스’(경제인)의 관점에서는 그럴 듯한 인사였다. 경제원칙으로서 사람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개인 이익을 얻기 위해 이기심에 의존해 살아간다고 설명한다. 오늘날 경제인들도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이런 모형이 합리적이라고 여긴다. 이타심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러나 ‘호모 딕티우스’(사람 그물 ; 네트워크인)가 인간의 본성을 더 적절하게 표현한 개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을 할 지 선택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복도 고려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욕구를 이해하는 원천은 바로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욕구이다. 건강과 취미 생활, 투표참여 습관까지 우리는 자신과 연결된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따른다.

사회관계망 내에서 영향력의 전파는 ‘3단계 영향 규칙’을 따른다. 우리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 우리의 네트워크를 통해 파도처럼 물결치며 나아가면서 친구(1단계), 친구의 친구(2단계), 심지어 친구의 친구의 친구(3단계)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네트워크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인데, 그 네트워크가 다시 우리를 빚어내면서 자체 생명력을 가진다.

사회적관계가 중요한 시대, 돈과 경제력을 성취하라는 인사말보다 사람을 얻으라는 인사가 더 낫지 않을까? 그래서 ‘친구 만드세요!’ ‘이웃 사귀세요!’를 새해 인사로 내세워본다.

친구는 몇 명이나 사귀어야 하고,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을까? 사회적 지능의 주창자인 로빈 던바는, 사람의 뇌를 감안하여 예상되는 사회 집단의 크기를 약 150명으로 추정했다. 이것을 ‘던바 수’라고 한다. 집단이란, 모든 구성원이 나머지 구성원을 다 알고, 그들이 친한지 적대적인지도 알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들이다. 문헌조사를 통해 ‘무리’나 ‘마을’의 평균 크기는 148명이다. 전투 부대의 기본 단위를 보아도 로마군의 기본 보병 부대 단위가 120명이었고, 오늘날 군대의 중대가 약 180명으로 이루어진 것도 던바 수와 유사하다.

최근에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사람들 간에 접촉할 수 있는 능력이 과열 상태에 이르렀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사용자 중 많은 사람들은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을 친구로 등록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에서 평균적인 사용자가 등록한 친구의 수는 약 110명이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전체 친구의 수는 평균적으로 던바 수인 150명 정도다.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도 가까운 친구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올 한 해, 던바 수를 기준하여 친구 관계를 살피길 바란다.

이러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는 서로 어떻게 작용할까. 1990년대 후반 토론토 교외 네트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초고속 인터넷 접속망을 무료로 제공받은 사람과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했다. 인터넷에 접속한 주민이 비접속 주민에 비해 훨씬 많은 주민의 이름을 알았고,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이웃 주민의 수도 2배였고, 6개월 동안 이웃을 방문한 횟수도 더 많았으며, 1개월 동안 이웃 주민에게 전화를 건 횟수도 더 많았다.

새로운 전자 커뮤니케이션은 이웃과 맺어온 사회적 유대인 직접적 유대를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크게 증대시킨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지 선행을 한 가지 행할 때마다 우리를 유지시키는 바로 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토끼의 해다. 선량한 친절을 베풀고 미소를 보내자. 오순도순 친구와 이웃이 늘어나는 한 해, 남북한 사이도 평화가 깃들어 여수세계박람회에 북한이 참가한다면 오죽 좋을까. 사람이 아름답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행복이 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