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 문화재 이유로 관리 소홀
비지정 문화재 이유로 관리 소홀
  • 홍도경
  • 승인 2011.02.28 09:39
  • 호수 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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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입구 ‘고인돌’ 표지판 지워져 ‘있으나 마나’


진상면 입구에 있는 고인돌이 비지정 문화재라는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 고인돌 주변은 멀칭용 폐비닐, 비료포대, 빈 농약병 등 각종 영농 쓰레기투성이고, 안내표지판은 ‘광양시장’이라는 글귀만 보일뿐, 내용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

고인돌은 세계 각지에 분포하고 있지만 한반도와 같이 독자적이면서도 현저하게 밀집성을 보이는 유례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고창과 화순, 강화도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제되어있다. 특히 한반도 내 고인돌 4만 여기 중 절반가량인 1만 9천여 기가 전남에 분포하고, 광양시에는 43개군 269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한다.

이중 옥룡면 산남리 지석 고인돌군은 도 지정문화재로,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명암고인돌군은 시 지정문화재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41개군의 고인돌은 문화재 가치가 있으면서도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치되고 있어 고인돌 관리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화순의 596개, 고창의 447개 그리고 강화의 70개 등 모두 1113개를 유네스코에서 관리를 하는데 광양시에서 269여기를 많아서 관리가 힘들다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 관계자는 “관내 고인들을 목록화하고 있으며 사유지에 위치한 고인돌이 많아 안내판 하나 세우는데도 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고인돌사랑회 윤용완 부회장은 “고인돌이 너무 많아 관리의 소홀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엄청난 가치의 문화재”라며 “시 지정문화재로 관리하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어렵다면 적어도 고인돌 보존을 위해 고인돌마다 고유번호를 매기는 새로운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정문화재에 치중돼 오던 지금까지의 문화재 관리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지정 문화재도 우리가 보존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