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고급 스포츠 편견 버리세요”
“과격·고급 스포츠 편견 버리세요”
  • 홍도경
  • 승인 2011.06.20 09:24
  • 호수 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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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 크레이지 이글스 아이스하키 동호회를 찾아서”

북미와 북유럽, 동유럽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스하키는 ‘아이스하키 월드컵’이 개최될 정도의 인기스포츠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이스링크 등 인프라 부족으로 동호인 층이 두텁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2008년 광양읍 부영국제빙상장 개장으로 우리지역에도 ‘부영 크레이지’ 아이스하키 동호회가 생겼다.


“시원한 빙판 가르며 무더위 식혀요”
아이스하키는 한 팀에 골키퍼 1명, 수비수 2명, 공격수 3명이 있어야 하는데 계속 선수를 교체해 줘야 해서 22명의 선수가 필요하며, 20분을 1 피리어드로 하여 3 피리어드씩 총 1시간 경기를 한다. 스케이트를 타고 링크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2분인데 그 정도만 달려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므로 6명 이내에서 22명의 선수 전원이 수시로 선수교체를 하기 때문이다.

30여명의 부영 크레이지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일요일 광양읍 부영 아이스링크를 빌려 2시간 동안 연습한다. 두 주에 한 번 창원팀과 창원을 오가며 테리컵이라는 교류전도 가진다. 연습경기는 회원 대부분이 직장인이라는 점을 고려해 매주 일요일 오후 8시에서 시작한다.

이도근 씨는 “부영아이스링크장이 생겨서 여수와 진주 인라인하키팀이 모여 동호회를 결성하게 됐다”며 “의사, 대학강사, 연구원, 회사원, 학생 등 저마다 직업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경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 대중적이지 않은 아이스하키라는 운동 경기가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시속 70km이상에 이르는 퍽들이 휙휙 춤추듯 날아다닌다. “쉬익∼쉬익”하며 얼음이 스케이트 날에 깎여 들리는 날카로운 금속음. 해병대 훈련을 방불케하는 무시무시한 체력훈련과 비오듯 쏟아지는 땀, 격렬한 보디체킹…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스케이팅 기술, 현란한 스틱 핸들링과 박진감이 넘치는 바디 체킹으로 이루어진 팀 스포츠라는게 아이스하키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이들의 한결 같은 생각은 다른 어떤 운동보다 정직한 스포츠라는 것이다.

박종웅 회원은 “빙판을 제압하고 퍽 날리는 기분에 중독된다”며 “빠르게 움직이는 공의 방향과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아이스하키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부영 크레이지 이글스 회원들은 단시간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서 다이어트와 다리 근력강화에 최고라고 입을 모은다.
운동이 끝나고 무장을 벗으면서 땀에 젖은 옷을 짤 때 천국같은 희열을 맛본다고 했다. ‘나홀로 헬스’가 아니라 팀플레이기 때문에 조직 순응력과 자신의 포지션에 대한 책임감을 가르치기에도 최고의 효과가 있다.
회원들은 아이스하키를 하다 보면 체력이 좋아진다고 자랑했다.
공태영 회원은 “순간순간 전력질주를 했다 급정거하니 아주 힘들지요. 대신 다리 근력이 강화되고, 허리살이 쏙쏙 빠져 따로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

“비싼 귀족 스포츠, 위험한 스포츠’라는 편견은 No”
보통 아이스하키라고하면 돈이 많이 들 것이라는 생각, 격렬한 운동이라서 다치는 일 또한 많을 거라는 생각을 가진다. 하지만 부영 크레이지 이글스 회원들은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김용주 회원은 “아이스하키를 너무 고급 스포츠에 과격한 운동이라고 어렵게 생각한다”면서 “어떤 스포츠를 하든 비용이 들게 마련인데 아이스하키는 처음에 장비 구입할 때 한 번에 드는 것 뿐이며 안전장비를 철저하게 갖추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축구보다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이도근 회원은 “아이스하키에 관심이 있어 부영 크레이지를 찾아온다면 언제든 환영이다”며 “회원들이 저렴한 장비를 구해주고, 동호회 회원으로 함께 경기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동계스포츠 관심 절실
테리컵 교류전을 위해 창원으로 가면 부영크레이지 아이스하키팀은 부럽기만 하단다. 거액을 들여 창원시에서 만든 아이스링크장 때문이다.

광양읍에 있는 부영아이스링크장도 국제규격의 훌륭한 아이스링크장이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박종웅 회원은 “몇 년 전 경영악화로 순천시에 있던 아이스링크장 2곳이 문을 닫았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아이스링크장이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한다면 광양의 링크장도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박 회원은 “시에서 링크장이 개인소유라고 해서 아무런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는데 동계스포츠 발전과 저변확대를 위해 다방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웅 회원은 “우리지역에 아이스하키팀이 하나 더 생겨 매주 광양에서 연습경기를 하고 싶은 바람”이라며 “아이스하키에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부영 크레이지의 문을 두드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