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임대분양 ‘하늘에 별따기’
아파트 임대분양 ‘하늘에 별따기’
  • 광양뉴스
  • 승인 2011.08.22 09:31
  • 호수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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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환 발행인
아파트를 분양 받기위해 몇 날 몇 일 밤을 새고 줄서 있는 광경을 이제는 광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속도가 될 것 같다. 이런 모습은 부동산 경기가 한창이던 때에 서울 등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그래서 ‘떳다방’이니 ‘복부인’이니 하는 신종어가 만들어 지면서 아파트 분양은 인생역전의 한 방법으로 서민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다. 아파트가 당첨이 되면 그 자리에서 웃돈이 몇 천만원 붙어서 거래가 됐으니 서민들로서는 돼지꿈을 꾸고 복권에 당첨되는 거나 다름이 없었다.

광양에서도 몇 달전 태완아파트가 임대분양을 시작하자 분양사무실 앞에 몇일씩 밤을 새고 장사진을 이룬적이 있었다. 물론 당첨된 사람들 중 입주 목적이 아니고 차익을 노린 당첨자들은 일천만원 이상의 웃돈을 붙여 팔았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지난주에도 벌어졌다. 광양읍 서천변에 짓고 있는 덕진 ‘봄’아파트의 임대분양(일반분양 173세대)에 3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려 중마시장 옆의 분양사무소 앞이 장사진을 이뤘다.
선착순으로 임대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 때문에 5일 전부터 줄서기를 한것이다. 그렇게 해서 한사람 두사람씩 늘어난 줄이 300명 이상 늘어났다. 밤에도 자리를 뜰 수가 없는 상황이 되다보니 야영장처럼 대로변 인도에다 텐트를 치고 자리를 지켰다.

이렇게 해서 모인 사람들은 나름의 룰을 만들어 조를 나누어 조장과 총대표를 뽑고 번호표를 만들어 나눠주는 등 나름의 질서를 유지해 가면서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을 했다. 재미있는 것은 불시에 인원파악을 해서 없는 사람은 3진 아웃 시키는 룰을 만들어 자리를 지키도록 했다. 이러다보니 자리를 비워야할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척, 친구까지 동원했고, 그럴 상황이 안되는 사람은 알바를 사서 자리를 지키는 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임대분양은 17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었고, 그날 아침의 분위기는 전쟁을 앞둔 전사들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 왜나하면 법적으로 어떤 조건도 없이 선착순으로 기회가 주어지는데 힘으로  밀어 부치는 사람들이 있을 경우 모든 상황은 난장판이 될 수 도 있었다. 염려대로 새벽녘에는 그때서야 나온 몇몇 사람들이 항의를 하면서 실랑이가 오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에 별 불상사는 없었고, 분양이 시작됐지만 다른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순조롭게 임대분양이 마무리 됐다.

이렇게 덕진아파트 임대분양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서천변이라는 좋은 입지 조건과 함께 광양의 아파트 시장도 웃돈이 붙는 투자 지역이라는 판단에서 인 것 같다. 광양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있는 투자지역이라는 것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자긍심을 느낀다. 하지만 이번 임대분양을 지켜 보면서 여러 가지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 중에서 선착순 분양은 건설회사는 좋을지 모르지만 분양받고자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어려움이 많은 방법이다.

몇일 동안 날밤을 새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작전세력에게 농락 당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에 전문가인 이들은 먼저 줄서기 상황을 만들어 앞순위를 차지하고 그 자리를 팔고 나오는 수법으로 많은 이익을 챙기고 떠난다. 실제로 이번에도 번호표 한 장에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거래됐다는 소문이 있다. 거기에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줄서기 경쟁을 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몸싸움이 일어나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추첨을 통한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무쪼록 광양시가 살기좋은 도시로 알려지고 많은 인구가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