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 스트레스
최적 스트레스
  • 광양뉴스
  • 승인 2011.10.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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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량진-순천성가롤로병원 정신과 과장

현대 사회에서 평생 동안 스트레스 없이 지낸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렵습니다. 사람들이 살면서 스트레스를 피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또, 스트레스는 그 뜻 자체가 ‘환경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므로, 어떻게 보면 적합한 스트레스는 도리어 우리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적합한 스트레스는 우리의 삶과 건강에 활력소가 되는데, 연구자들은 이것을 ‘최적 스트레스’라고 불러왔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가 건강에 좋은 스트레스냐 하는 문제는 상당히 답을 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는 사람들마다 무척이나 개인차가 많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최적의 스트레스의 정도도 개인차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스트레스의 정도가 극심하지 않고, 그렇다 해서 너무 없지도 않는 선을 제안을 합니다. 이 말의 의미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문제 중에서 어느 정도 문제해결을 할 수 있으면서 적절한 자극을 받는 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자극은 도리어 생활의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 문제 해결을 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긍정적 감정과 경험은 앞으로 비슷한 수준의 문제를 겪을 때 다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쌓이다보면 보다 더 어려운 문제도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마치 감기를 적당히 앓고 회복이 되면 감기에 대한 저항력과 병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인간의 정신과 신체는 자생적으로 회복되고 발전하게끔 진화되어 온 것 같습니다. 

저의 임상적 경험으로도 회복이 되시는 어떤 환우분들은 적절한 자극을 주었던 것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초기에는 병이 생긴 것에 대해 외부적인 요인에 대한 탓을 많이 하시다가, 점차 의사-환자 관계가 이루어지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자신의 변화에 대해 눈 뜨기 시작하면서 치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이 분들이 비난을 했던 문제를 받아들이고 자기 안에서 이것을 소화시키기 시작합니다. 의사가 똑 같은 내용의 문제를 시기에 따라 제시를 하는데, 이 분들은 이렇게 회복이 되시면서 놀라울 정도의 성숙함과 통찰력을 보여주십니다. 이런 것을 보면 도리어 제가 이 환우분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레스는 너무 심하지도 너무 적지도 않다면, 겪으면서 발전하는 것이 아마도 우리에게 주는 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발전은 우리의 건강과 삶에 많은 풍요로움을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