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ㆍ서울대-시민단체 간담회 ‘무산’
기재부ㆍ서울대-시민단체 간담회 ‘무산’
  • 박주식
  • 승인 2011.11.07 10:20
  • 호수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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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행동 “캠퍼스 유치 찬성 측과 함께 할 순 없어” 강력 반발
백운산지키기 시민행동 관계자들이 추산시험장으로 진입하려는 서울대 측의 차량을 가로막고 있다.

서울대 “구체적인 안 전달 못해 안타깝다” 다음 자리 마련 ‘기대’

기획재정부와 서울대학교 관계자가 서울대법인화관련 백운산지키기시민행동 등과 간담회를 시도했으나 시민행동이 서울대 남부학술림 캠퍼스 유치 찬성 측 참석에 항의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신형철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심의관과 이학래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장 일행은 지난 1일 남부학술림 추산시험장에서 서울대법인화관련 간담회를 계획하고 백운산지키기시민행동과 지리산찾아오기구례군민행동 관계자 등의 참석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처음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시민행동이 이날 오전 9시부터 추산시험장 입구를 봉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재부와 서울대 관계자들의 도착에 앞서 추산시험장 입구에 먼저 자리를 잡고, 뒤이어 도착한 기재부와 서울대 관계자들의 차량 진입을 막으며 백운산 무상양도를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현장에선 추산시험장 사무실로 진입하려는 측과 이를 막는 시민행동 간의 실랑이가 한동안 이어졌으나, 결국 기재부와 서울대 관계자들이 차량을 돌려 어디론가 향하면서 일단락 됐다. 이어 시민행동은 일단 간담회에 참석 하자는 의견에 따라 구례군민행동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장인 추산시험장 강의실로 향했다.

하지만 간담회장엔 기재부나 서울대 관계자 등은 보이질 않았고, 마련된 자리의 명패에 최근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 캠퍼스 유치를 추진하고 나선 언론인과 순천지역 김 모 전 국회의원 등의 이름을 발견하자 사태가 험악해졌다.

시민행동측은 “서울대 법인화와 관련 지역주민과 의견을 교환하기위한 간담회로 생각하고 참석했다”며 “남부학술림 캠퍼스 유치 찬성인사까지 참석시킨 것은 잘못이라며 오늘 간담회가 어떤 명목인지, 초청자는 어떤 자격으로 선정했는지 먼저 밝힐 것”을 요구했다.

백운산무상양도를 받아들이고 남부학술림 캠퍼스를 유치하자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아 간담회를 진행할 순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 그러나 기재부와 서울대 관계자들은 이미 광양읍 연습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라 답을 들을 수 없었고, 더 이상 간담회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시민행동은 자진해산 했다.

한편, 이 시각 광양읍 연습림장에선 시민행동의 간담회 불참을 확인한 기재부와 서울대, 서울대 측으로부터 남부학술림 캠퍼스 유치문제를 청취하고자 했던 순천 광양지역 일부 인사들은 그들만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신형철 기획재정부 국유재산심의관은 “국유재산관리 담당자로서 양여논란이 일고 있는 남부학술림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추가로 지역의 여론을 수렴키 위해 주민들을 만나려 했다”며 “11월28일 출범하는 서울대 법인에 학술림중에서도 필요한 부분만 양여하고 나머지는 국가소유로 계속 가져간다는 취지로 살펴보고 교과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고 국유재산 양여 절차에 따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학래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장은 “남부학술림 캠퍼스 제안이후 진전이 없었던 것은 주민들이 반기는 기색이 아닌데 자꾸 거론하면 지역정서에 나쁘게 작용할 염려 때문이었다”며 “오늘은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왔지만 전달을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학장은 “그동안 주민들의 추진한 일이 의미가 있었다. 광양ㆍ구례에서 강력한 의사표현 안했다면 남부학술림 캠퍼스얘기는 더 늦게 나왔을 것”이라며 “다음에 자리를 마련해서 지역주민대표와 소상히 얘기하고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부학술림 캠퍼스는 서울대가 백운산을 무상양도 받는 조건으로 광양읍이나 광양 백운산 일대에 캠퍼스를 설립해 석박사 과정, 최고경영자 과정, 초중고등학생을 위한 리더십 과정 등 교육과정과 산학협력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