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기업의 상생ㆍ협력 최고의 모범 사례
지역과 기업의 상생ㆍ협력 최고의 모범 사례
  • 박주식
  • 승인 2011.11.21 09:33
  • 호수 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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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공원 국내 최고의 도심 속 자연테마공원

SK에너지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울산시에 기부한 울산대공원. 울산대공원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기업과 도시의 동반 성장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글 싣는 순서
1. 포스코광양제철소의 지역협력사업
2. 지역사례 탐방 ① GS칼텍스의 지역협력사업
3. 지역사례 탐방 ② SK에너지의 지역협력사업
                         ② -1 SK에너지의 사회공헌사업 ‘울산대공원’
4. 해외사례 탐방 ① 일본 야하다 제철소의 지역협력사업
5. 지역과 기업의 올바른 관계형성 방안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울산대공원은 1962년 정유공장 건립으로 울산과 인연을 맺은 SK가 세계적 에너지ㆍ화학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회사 발전의 터전이자 후원자가 되어준 지역사회에 보답하고자 조성한 공원이다. 울산대공원은 1995년 울산시와 SK가 조성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고 1997년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공사비 1020억원을 투자했다.

울산시와의 서로 긴밀한 협조 속에 지난 2002년 울산대공원 1차 시설을 성공적으로 개장했으며, 2006년 4월 2차 시설을 아우르는 준공식에 이르기까지 총 10년에 달하는 오랜 기간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이로써 울산대공원 조성사업은 지역사회와 기업체가 상생ㆍ협력해 가는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울산대공원은 도심 속 시민 휴식공간이자 울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였으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도심 속 자연테마공원으로 탄생됐다.

무료 공원인 울산대공원의 크기는 365만㎡(약 110만평). 110만 울산시민에게 1인 1평씩 공원을 나눠주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7대 도시 중 공원 면적 꼴찌였던 울산은 단숨에 공원 면적 1위 도시로 올라섰고, 회색 도시 이미지도 서서히 누그러졌다. 울산대공원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기업과 도시의 동반 성장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울산대공원의 주요시설로는 수영장, 풍요의 못, 옥외공연장, 호랑이 발 테라스, 장미계곡, 사계절 썰매장, 나비 식물원, 교통공원, 파크 골프장 등이 있다.

울산대공원은 공원 내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시민들이 원하는 시설을 적절히 배치했고, 민간기업과 행정관청이 협동해 추진한 새로운 개념의 3섹터 방식으로 민관 합동 추진 공원사업의 모범이 되고 있으며, 2002년부터 지난 6월말 까지 이용객은 3254만 5천명에 달한다.

무형적가치와 유료사용가치, 역외 유출 방지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모두 합한 공원시설의 총 가치는 1274억8400만원에 달한다는 게 울산대학교 산업협력단 분석이다.

울산대공원은 준공과 함께 그 운영은 시설관리공단에서 맡아하고 있다. 그동안 울산시는 공단에 공원 운영을 위해 30여억 원을 매년 지원해 오고 있으며 공단은 금액의 절반정도를 각종 이용료 수입 등에서 수익을 얻고 있다. 도심 중심에 위치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공원이지만 울산대공원 조성은 계속 진행형이다. 울산시는 아직도 다 매입하지 못한 공원부지 보상을 지금도 하고 있으며, 공원(3차)도 2020년까지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SK가 3차 시설사업추진에 나설 기미를 아직은 보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제3의 기업이 사업을 추진하기도 어려워 자칫 울산시가 나서서 공원조성을 마무리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부담이다.

기부 후 운영정상화까지 함께

울산대공원의 운영과정을 살펴보면 조성시기에 이미 운영계획까지를 마련해 운영부담을 줄였다. 이에는 기업역시 일정수준 올라올 때 까지 관리에 참여함으로써 운영 정상화에 역할을 함께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원이 조성됐다고 해서 일순간에 행정수요가 준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역할이 필요했고, SK가 공원을 점진적으로 시나 시민에 돌려주기 위해 다양한 역할을 했다”며 “기부를 하고 나서도 방치하지 않고 문화예술 공연에서부터 시민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 지금의 명소를 가능케 했다”고 밝혔다

SK는 울산대공원을 활용한 문화ㆍ예술분야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울산대공원을 회사의 영구적 홍보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 예술인 후원을 통해 기업 메세나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울산시민들로 부터 우호적 기업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중이다. 

SK는 매년 봄 전국 최대 규모인 대공원 내 장미원에서 장미축제를 통해 울산대공원의 전국적 명소화는 물론 기업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다.
또 △울산을 주제로 한 시 노래, 시 낭송, 시인초대 행사인 ‘울산사랑이야기’ △지역 사회복지단체와 창작 등 행사 △연말 대공원 희망의 등 행사 △국내 유일의 아동ㆍ청소년 대상 숲속공작교실 후원 △공원 내 작은 도서관과 휴게실의 기능을 가진 웰컴하우스 운영 등으로 연중 울산대공원에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대공원엔 자연 사람이 모이게 되고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문화예술분야에서도 대공원을 이용한 각종행사를 개최함으로써 공원 활성화는 갈수록 배가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울산대공원은 향토기업으로서 울산을 산업수도라 칭할 수 있는 역할을 해온 SK가 지역사회에 보답하고 자손대대로 자산으로 남기고자 조성한 공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SK는 공원을 조성해 기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쉼터, 시민들이 보고, 즐기고, 참여함으로써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서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며 “그것이 지금의 명소 될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을 마련케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대외협력실장

“기업, 복지협의체에 당당한 주체로 들어와야”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전략적 목표를 기업 내부적으로 가지고 가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김태근 울산시민연대 대외협력실장은 “아직은 기업 사회공헌활동이 그때그때 들어오는 지역의 요구를 들어주거나, 지자체에서 협조를 요청하면 마지못해 수용하는 방식 정도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대기업의 사회공헌팀 들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에 다양한 거버넌스 체제 속에 참가하면서 정말 지역이, 주민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을 책정해 내는 단계로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하청 계열화, 수직 계열화 돼가는 것이 아니라 상생과 공존의 방식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기업의 문화처럼 바뀌어나가는 것 필요하다”며 “그러나 여전히 이 문제는 빠져있거나 제대로 사회에서 부각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오히려 활동이나 공헌으로 내부의 문제들이 비쳐지지 않은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지역의 요구를 사전에 수용하고 이에 따라 활동하는 것은 거버넌스 체계가 다양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포용할 수 있다는 게 김 실장의 생각이다.

예를 들면 ‘지역 복지협의체’가 지역의 주요한 복지계획들을 수립하고 지역주민의 요구를 수렴하는 조직이기에 여기에 기업이 당당한 주체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

김 실장은 “기업의 사회공헌팀 관계자 들은 귀찮더라도 지역의 공식적인 협의체 속에 들어와 논의를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개별단체들이 와서 도와달라고 하면 이를 우선순위를 평가해 수동적으로 집행하는 것은 지양돼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과 같이 많은 기업이 있는 지역보단 광양처럼 하나의 대기업이 대표기업으로 있는 경우가 오히려 이 문제를 수월하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면 시나 민간에서도 사회공헌 팀의 중요한 멤버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복지 실현과 기업의 시회공헌에 대해 지자체 예산으로 가능한 부분은 뭐고, 기업들이 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고 구분해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이 사실은 면피용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론 의문이 든다”며 “선물하나 주듯이 지역에 베푸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바를 찾아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