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하동 재첩 채취구역 “현행대로”
광양·하동 재첩 채취구역 “현행대로”
  • 박주식
  • 승인 2011.11.28 09:17
  • 호수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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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발전협의회, 섬진강 살리기 ‘한 목소리’

영호남 화합의 상징 섬진강에 긴장감을 감돌게 했던 광양ㆍ하동지역 어민들의 재첩채취 구역 분쟁이 현재의 구역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광양시와 하동군은 지난25일 광양시청 상황실에서 제1차 공생발전협의회를 열고 가장 민감한 사항인 섬진강 재첩채취 경계수역 획정에 대해 1998년 양측 어업계간 협의된 경계선을 준수토록 행정지도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8일 광양시-하동군 공생발전을 위한 행정협의체 구성, 운영약속에 따라 처음으로 열린 이날 협의회는 윤인휴 부시장과 윤상기 부군수, 관련 부서장 등이 참석한가운데 △섬진강 살리기, 재첩채취 경계수역 획정 △구 남해고속도로(진월~하동) 섬진강 교량 재개통 및 활용 △문화관광 분야 활성화 사업 추진, 섬진강 매실 그린밸리 조성 △경전선 폐선철로 공동사용 등 현안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광양시의 제안에 대해 하동군이 사전 검토한 의견을 제시하고 추가로 제안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섬진강 재첩채취 경계수역 획정과 관련 광양시는 재첩채취 경계분쟁은 매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최근 들어 지역대결 양상으로 비쳐져 우려스럽다며 양 시군의 대립은 지역발전의 저해요소로 원만히 해결돼야할 사안임을 밝혔다.

시는 1993년도에 합의된 경계수역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전남도와 경남도의 도계를 측량해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동군은 전남도와 경남도 등 관계기관에 하천의 도 간 경계 획정을 건의하더라도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결국 양 시군과 어업계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귀착될 것이 뻔한 만큼 기존에 어업계간 협의된 경계선을 지키도록 행정이 나서 어업계간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섬진강변 추가시설 설치 시 상호 협의

섬진강 살리기와 관련 시군은 섬진강 하류지역 유량감소에 따른 염해와 재첩채취량 감소 등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광양시는 28일 열리는 제26차 섬진강환경행정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주암댐 물 광주천 공급계획 철회 △주암댐과 섬진강댐의 하천 유지수 대폭 확대 △섬진강 하류지역 피해실태 파악 및 대책 강구 등을 요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수자원공사가 염해피해를 복합적인 원인으로 판단해 종합적인 조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임에 따라 향후 광양과 하동이 별도로 염해피해실태 등의 공동용역 수행 검토가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섬진강이 살아야 광양과 하동이 살 수 있다는 취지와 시군이 섬진강을 살리는데 공동보조를 맞춰나가야 한다는 입장에 동의했다. 하동군은 추가로 △다압 취수장의 1일 55만톤 취수 증대 계획 저지 △하류지역 피해주민 보상을 위한 ‘섬진강ㆍ영산강 수계 물 관리 및 주민 지원 등에 관한법률 개정 △양 시군에서 섬진강변에 시설을 할 때는 도시디자인 개념에서 서로 협의를 해 나갈 것 등을 제의했다.

광양과 하동을 연계하는 관광상품 개발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시는 지역공생발전을 위한 연계 관광상품 개발로 영호남 협력모델을 제시하고 체류형 관광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키 위해 △광역 시티투어 버스운행 △관광홍보물 공동제작 △언론사, 블로거 초청 팸투어 추진 △양도시 문화관광 해설사 워크숍 추진 △섬진강 문화제 공동개최 △대표 관광지를 연계한 1박2일, 2박3일 테마형 투어상품 개발 등을 검토 가능한 사업으로 제안했다.


반면 하동군은 광양시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한일 카페리가 전남지역 농산물과 관광지 중심인 점을 지적하고 하동군에도 협력, 공동대처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양 지역 대표축제 교류행사를 시행하고 섬진강 돛단배 공동운영으로 관광 코스화를 추진하는 한편, 시군의원과 간부공무원, 시군민의 관광교류를 확대해 시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나갈 것을 제안했다.

섬진강 테마로드·매실 그린밸리 조성 등 현안 집중 논의

하동과 광양의 공생발전을 위한 회의에선 △섬진강 테마로드 구간 연장 △구 남해고속도로 섬진강교량 재개통 △섬진강 매실 그린밸리 조성 △경전선 폐선철로 공동사용 등에 대한 현안과 협의회 운영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섬진강 테마로드 구간 연장은 기존 남도대교에서 신원리와 하동 송림에서 끝나는 구간을 태인동 용지와 금성면 갈사리 섬진대교까지 연장해 산과 강을 연결하는 친환경 생태계획의 녹색관광 테마로드를 조성하자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하동군은 섬진강 하류부 까지 확대 개발을 통해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광양과 하동이 연계코스를 조성, 시너지효과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는 만큼 연계코스 개발 등 향후 양 시군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992년 이후 폐쇄된 구 남해고속도로 섬진강교 재개통에 대해 시는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진ㆍ출입로 기능을 담당하고 지역주민의 불편을 해소하기위해 국비 86억원 지원을 건의한 상태로 하동과 광양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동군은 양 시군 물동량 수송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교량관리 전환은 필요한 사항이나 군 재정여건상 사업비의 50%를 부담키는 어려운 실정으로 시가 좀 더 부담해 달라는 답이다. 하동군은 교량 설치 연도가 오래된(40년) 만큼 안전진단을 어떻게 할지를 먼저 논의하고, 교량 보수ㆍ보강 사업비는 양 시군이 연계해 지식경제부에 사업을 건의토록 하자는 의견을 제안했다.

섬진강 매실 그린밸리 조성사업에선 시는 연계사업으로 섬진강 매실클러스트사업을 육성하고, 내년 3월 열리는 국제매실심포지움 공동참여, (농)빛그린매실주식회사 참여, TV홍보, 직거래장터 공동 추진 등을 제안했다.

하동군은 매실산업 연계발전 협력사업은 양 시군간 강점을 극대화 힐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TF팀을 구성해 상생발전을 위한 역점사업으로 체계적인 검토를 추진하자고 밝혔다.

경전선 복선화에 따라 발생하는 폐선철로를 활용한 관광산업 육성 방안에 대해선 양 시군이 상호 협의를 통해 사업비 국비 확보 등을 공동 추진할 것에 의견을 같이했으나, 폐선철로 발생시점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만큼 이후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속 논의키로 했다.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회의는 세부논의를 통한 결과 도출 보단 현안을 공유하고 이후 양 시군 실무자들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를 해나가자는데 합의하고 마무리 됐다. 윤인휴 부시장은 “첫 만남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는 없다. 자리를 함께하고 양 시군의 현안을 공유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며 “오늘 나온 의견들에 대해 실무선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협의해 명실공히 광양과 하동이 공생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공생발전협의회 운영은 분기 1회를 정례화 하되 중대 사안 발생 시엔 바로 회의를 열도록 하고, 실무협의는 수시로 해 나가기로 했다. 다음 공생발전협의회는 내년 3월 하동군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