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은 몸에 배인 습관처럼…’
‘절약은 몸에 배인 습관처럼…’
  • 박주식
  • 승인 2011.11.28 09:18
  • 호수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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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깍쟁이 양태환ㆍ이경심 씨 부부
“무슨 일이든 차근차근 한 가지씩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린스타트 광양네트워크에 녹색깍쟁이 후보로 추천된 양태환 씨는 “무슨 일을 하던 처음에는 귀찮고 불편함을 느끼지만 자꾸 하다보면 습관이 된다”며 “그때부턴 안하면 뭔가 허전하고, 그런 식으로 몸에 배어든다”고 한다. 운동을 계속 해오다 중단하면 불편을 느끼듯이 아끼는 것도 습관이 되고나면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나주가 고향인 양 씨가 부인 이경심 씨와 함께 광양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 온지도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별다르게 가진 것 없던 이들 부부가 광양에 와서 직장을 잡고 열심히 일하며 아낀 덕택으로 두 아들 대학 보내고, 부동산도 마련했으니 흐뭇한 마음을 넘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오늘이 있기까지 양 씨 부부의 절약생활은 남들과 크게 다른 특별함은 없지만 늘 생활 속에서 잔잔한 실천으로 계속돼 왔다.  양태환ㆍ이경심 씨의 집은 낮이나 밤이나 다른 집에 비해 많이 어둡다. 손님이 찾아와도 크게 환해지질 않는다.

사는데 지장이 없다며 이미 두 개 이상의 등은 하나만 남기고 모두 뽑아 버렸고, 각각의 전등이 하나씩만 켜지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한 번의 스위치 조작으로 여러 개의 전등이 켜지는 일이 없을뿐더러 쓰지 않는 전기코드는 뽑고, 뽑기 힘든 곳은 스위치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다 보니 전기요금이 절약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는 수돗물은 받아서 사용하고, 변기 물도 높이를 조절해 아끼는 것과 가스절약에까지 모두 해당되는 20여년 한결같은 실천이다.

특히 양 씨 부부는 사는 곳이 5층임에도 엘리베이터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이를 먼저 제안한 사람은 양태환 씨. 이경심 씨는 “처음 남편이 걸어 다니자고 했을 때, 어차피 관리비는 함께 내는데 왜 걸어 다니느냐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고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했다. 이미 내 것을 아끼기 시작한 상황에서 공동부담이라고 덜 아낄 수는 없었던 것.

또 이들 부부의 집엔 무슨 물건이던 한번 들어오면 좀처럼 나가질 않는다. 웬만한 것은 양씨가 고치고 또 고쳐 쓰기 때문이다. 이경심 씨는 “20여 년 전 남편의 첫 월급부터 8만원씩을 적금 넣기 시작해 16만원, 24만원으로 달마다 불어나는 것을 보고 너무 좋아 안 쓰고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더하게 됐다”며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살아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대학에 다니는 두 아들 뒷바라지와 시댁과 친정을 챙겨 드리느라 아직도 풍족한 생활을 하진 못하지만 부모도리, 자식도리하며 살고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며 “아직도 충분히 젊은 만큼 계속 하던 습관 그대로 절약하는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