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주민들, 항만고에 지역 출신 특례입학 요구
진상주민들, 항만고에 지역 출신 특례입학 요구
  • 지정운
  • 승인 2012.02.13 09:16
  • 호수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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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비 14억 지원, 진상학생 진학은 고작 2명

진상 지역 주민들이 진상중학교 졸업생의 항만물류고 입학 특례 적용을 요구하고 있어 학교 측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진상중학교는 전체 학생이 66명으로 올해 졸업생은 25명이다. 이중에서 2명(장애 학생 1명 포함)이 항만물류고에 입학 예정이다.

그동안 진상중을 나와 항만물류고로 진학하는 학생수는 지속적으로 줄어왔다. 2010년에는 9명에서 2011년 입학생은 6명, 올해는 2명에 그친 것. 이유는 항만물류고가 특수목적 고교인 마이스터고로 선정되어 전국에서 우수한 학생이 찾아왔고 지역 중학교 출신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게 됐기 때문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마이스터고등학교 유치에 적극 나서며 기대에 부풀었던 주민들은 정작 자녀들을 항만물류고에 보내지 못한다는 생각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의 요구는 지난달 17일 개최된 진상면 지역 기관장 회의에서 공식화됐다.

안길봉 전 진상면 새마을협의회장은 “지역에서 항만물류고등학교에 많은 지원을 했음에도 지역 학생들에 대한 입학 배려가 없었다”며 “내년부터라도 진상중학교 졸업생 다수가 고등학교에 입학 할 수 있도록 건의한다”고 밝혔다.

정용성 전 시의원도 지난달 20일 광양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 정기회의에서 “항만물류고에 지역 출신 학생이 일정 부분 특례를 적용해 입학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교에는 댐주변지역정비사업비로 주민들에게 지원되는 14억 원 정도가 학교 시설물 개선 등에 지원됐다. 구체적으로 2007년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에 6억7700만 원과 2006년 기숙사 건립 지원금으로 7억 3천만 원이 투자됐다. 이외에도 장학금과 교육기자재 및 도서 구입비 등 육영사업의 명목으로 학교 외부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지역민들의 요구에 대해 항만물류고 측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김석주 항만물류고 교장은 “타 지역 마이스터고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없는 것도 특례 입학 허용의 걸림돌”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선의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말해 주민들의 요구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학교 측이 특례 입학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특화된 목적의 고등학교가 지역에 얽매이면 안된다는 의견과 더불어 무엇보다 특례 입학생들이 학과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현실적인 고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교는 3년 동안의 집중적인 과정을 통해 마이스터를 양성하고 이들을 산업현장에 취업시켜야 하는데, 취업이 안되면 그 결과가 고스란히 학교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설령 학교 측의 노력으로 취업이 성사되더라도 그동안 구축한 기업과의 신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향후에는 항만물류고 출신 기피라는 부메랑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고등학교의 입학 전형요강 확정은 학교구성원들의 합의를 거쳐 도교육청의 입시 요강 승인이 이뤄지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