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덕영, “아이가 그린 그림은 제 2의 언어”
노덕영, “아이가 그린 그림은 제 2의 언어”
  • 이혜선
  • 승인 2012.04.30 09:55
  • 호수 4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동심리미술연구소장 낙원어린이집 강연

말을 듣지 않는 아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 부모와 감정교류를 하지 않는 아이, 창의성이 부족한 아이 때문에 미치겠다는 부모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아이는 끊임없이 당신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데 그 마음속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30년 넘게 아동의 심리와 미술의 관계를 연구한 것으로 유명한 노덕영 아동미술연구소장이 지난 20일 낙원어린이집을 찾아 ‘심리미술을 통한 아동유형 분석 및 부모교육’이라는 주제 강연을 펼쳤다.

이날 노 소장은 아동미술연구소로 상담 왔던 부모들과 아이들의 심리상태와 치료과정을 보여주며 아이의 발달과정과 미술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설명했다.  노 소장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까지 아이는 반드시 그림을 통해 부모에게 이야기를 한다”며 “그림은 제 2의 언어”라고 강조했다. 아이가 직접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가 그리는 그림을 보며 그 아이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고 그 아동의 유형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

그녀는 “로웬펠트의 아동미술 발달단계를 살펴보면 2~4세 때는 ‘마구마구 낙서하기(난화기)’, ‘조절하는 난화기’, ‘이름붙이는 난화기’ 단계를 거친다”며 “4~7세 때는 ‘전(前) 도식기’, 7~9세 때는 ‘도식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마구마구 낙서하기’ 과정에서는 낙서를 통해 근육운동을 하고 두뇌를 발달시키며, 내면의 억압을 해소하는 기회가 된다. 아이가 자라면서 낙서는 형태를 잡아가고 아이가 그 그림에 이름을 붙이며 사물에 대한 정의, 도식기를 거치게 되는데 이때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것을 도식화 시켜 줄 것인지에 대해 부모의 신중한 고민이 필요함도 강조했다.

노 소장은 강의를 듣는 부모들과 교사들에게 종이를 나눠주며 그림을 그려보게 하면서 창의성이 결여된 판박이 같은 그림을 예로 들며 아이에게도 똑같은 그림을 그리게 할 것인지 아니면 창의적이고 상상한대로 그리게 할 것인지 부모에게 질문을 던졌다. 또, 낙서는 기억력을 높이고 창의 개발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아이의 낙서를 강제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노 소장은 “부모가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미술 교육을 통해 아이가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밝은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다”며 아이의 독특한 개성을 이해하고 더 큰 애정으로 사랑해 줄 것 부탁하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을 들은 “김윤희(37) 씨는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만 이해하려고 했었는데 이제 그림을 통해서도 아이의 생각을 공유해야겠다”며 “집에 가서 아이와 도화지를 펼치고 낙서를 해봐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