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손동모 전라남도농업기술원농학박사
[칼럼]손동모 전라남도농업기술원농학박사
  • 광양뉴스
  • 승인 2012.07.16 09:32
  • 호수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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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도 이제는 브랜드화 시대!
어느 때부터 인가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기업의 제품, 농산품, 서비스 등을 마케팅, 홍보,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브랜드(Brand)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또 말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는 제품의 인지도나 가격 등에 차이를 가져오며 상품의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기능을 넘어 무형자산으로서 가격과 품질 외에 상품소비를 결정하는 중요요인으로서  기업과 상품의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브랜드는 1949년 상표등록법이 시행되면서 1954년 샘표식품의 ‘샘표’가 최초로 상표등록한 이래 50~60년대에는 ‘백설표’, ‘미원’,‘칠성사이다’등의 브랜드가 출시되었으며 소비자의 감성적인 요소가 소비자의 중요한 구매결정 요소로 등장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비자의 트렌드와 인식의 변화로 농산물에도 브랜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국내 농산물 판매 형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 왔는데 다른 공산품과 비교해서 농산물의 ‘브랜드’ 라는 이미지가 매우 약했지만 1994년 ‘청송사과’가 특허청에 최초로 브랜드로 등록된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생산자단체 중심으로 다양한 브랜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1년 현재 국내 농산물 브랜드 수는 총 ,5,088개로 그중에서 식량작물이 1,438개, 원예작물이 1,254개 농산가공품이 1,087개, 축산물이 412개, 수산물이 251개 등으로 양적인 성장은 이루었으나 대부분이 브랜드네이밍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같은 5,000개가 넘는 농산물 브랜드의 대부분은 지역브랜드(Local Brand)로서 지역농산물의 대외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소비자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성공한 브랜드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그렇다면 왜 지역 농산물 브랜드가 오래도록 소비자에게 기억되지 못하고 실패할까? 이러한 실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가지로 요약해보면 그 첫째가 지방자치단체의 인증을 목적으로 단순한 마크만 부착하여 판매하는 경우, 둘째는 생산자가 직접 참여하여 함께 만든 브랜드가 아니라 외부 지원으로 제작되어 생산자가 이탈하는 경우, 셋째는 멋진 이름만 추구하고 브랜드에 걸맞은 차별화된 콘텐츠의 부족, 넷째는 초기의 성공을 유지 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품질 및 물량관리가 부족, 다섯째는 속박이 등 브랜드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위의 발생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호응이 저조해지고 결국은 소리 없이 시장에서 브랜드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오래도록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역 농산물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이 가진 자연환경과 역사와 전통을 연계시키고 높은 생산기술과 우수한 품질 등 지역농산물의 특성을 종합 형성화된 이미지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며 여기에는 반드시 지방자치단체와 생산자단체 등이 함께 참여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가 ‘횡성한우’, ‘임금님표 이천쌀’브랜드이다.

그리고 생산자는 장인 정신으로 무장해서 명품 농산물을 생산하는 한편 브랜드에 담고자 했던 고객에 대한 약속을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가면서 소비자의 머릿속에 차별화된 강점의 이미지를 각인 시켜야 하며 시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브랜드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지금까지 농산물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단순 ‘네이밍’ ‘포장재 디자인’ 수준에서 탈피하여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통합적 브랜드 전략 개념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