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해법은 없나-4. 지역과 기업의 상생방안<끝>
경기불황 해법은 없나-4. 지역과 기업의 상생방안<끝>
  • 이성훈
  • 승인 2012.08.27 10:05
  • 호수 4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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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ㆍ시민ㆍ기업,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



‘역지사지’ 자세로 지혜 모아야

지역경제가 어려울수록 지자체와 시민, 기업이 손을 맞잡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지역과 기업의 상생방안을 찾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상생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도 애매모호하고 기업과 지자체, 시민들이 생각하는 ‘상생’의 의미도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장기 불황인 시대에 지역과 기업이 상생해 위기를 탈출하는데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우선 분위기 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자체와 시민들이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지역사회 발전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와 기업, 시민이 우리 지역만의 경쟁력과 특성을 고려한 도시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광양시와 포스코는 커뮤니티센터서 상생 협력을 다짐했다. 지역과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소통과 만남을 강화해 친기업 사회문화 확산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간부급들이 모임을 가진 것이다. 당시 결의대회에서 “시는 기업발전을 위해 최대한 협력하고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노력하며, 포스코는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설 것”을 밝혔다.

광양시가 세계도시로 거듭나고 지속적인 성장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행정과 기업이 서로 상생 협력하는 분위기가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또한 기업과 분야별 만남을 강화하고 기업발전 협력체제 구축, 기업사랑 분위기 조성, 노사화합과 산업평화 실천 등 친기업 정서 함양과 기업 애로해소를 위한 지원방안 마련 등 다양한 시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런 상생의 노력에는 광양시가 기업 유치하기 좋은 도시임을 각인시켜 고용창출 및 세수 증대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목적이 있다. 

기업들 “과도한 규제와 비방은 기업 활동이 위축 된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기업 활동에 대한 맹목적인 비판ㆍ반대 목소리다. 환경 문제로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과도하게 꼬투리 잡기식 비방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실수를 할 수 있지만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기업을 비방하는 것은 결국 기업 활동 위축을 가져온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의 부족한 면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자세와 건설적인 대안이나 제안 필요하다”면서 “무리한 후원 요구 역시 기업으로서는 큰 부담이다”고 털어놨다. 

기업들은 이와 함께 기업 발전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 관계자는 “지역발전을 위한 관련 규제의 과감한 개선 및 행정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ㆍ관ㆍ기업 모두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기업도시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지역내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와 지역사회단체의 아낌없는 지원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앞으로 광양에 포스코 신규투자 사업을 우선 유치하고 다른 기업도 광양에 들어올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상인들 “지역에서 경제활동 더 많이 해달라”

기업들이 자신들의 고충을 얘기하고 있지만 시민들 역시 지역기업들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상인들은 포스코 4조2교대 근무가 지역경기 불황에 불을 당겼다는 지적을 많이 하고 있다.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4조2교대 근무를 선뜻 할 수 있겠느냐는 것. 중마터미널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시민은 “포스코 4조2교대 이후 확실히 매출이 줄어든 것 같다”며 “장기간 불황이 이어지다보니 서비스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을 해도 좀처럼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시 관계자는 “포스코 4조2교대 초창기에는 직원들이 휴일에 여행도 다니고 외지로 빠져나간 경우가 많았는데 휴일마다 여행을 할 수 없지 않느냐”며 “4조2교대가 경기 불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겠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쇼핑할때도 광양보다는 순천에서 하는 경우도 많아 상인들로서는 이래저래 불만이다. 같은 가격이면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지역에도 도움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광양에도 질좋고 다양한 상품이 많은데 꼭 순천으로 갈 필요가 있느냐”며 “기업이 지역에 대해 조금만 더 생각해준다면 서로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기업에서 광양사랑상품권을 적극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기업에서 시상을 할 때 광양사랑상품권을 선물로 준다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아쉽다”고 씁쓸해했다.
물론 광양사랑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기업들로서는 직원들 경제활동까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며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서로 존재 입장 인정하고 협력해야

결국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존재와 입장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협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기업은 기업시민으로서 지역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지역은 원활한 기업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라고 무조건 지역에 베푸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일원으로서 지역과 함께 지역이 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이는 물질 우선이 아니라 공감이 우선돼야한다는 것이다. 

지역에서 기업은 반드시 필요하고 기업 역시 지역의 존재와 협력은 반드시 계속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ㆍ기업ㆍ시민이 서로에 대한 필요를 기반으로 준비를 한 연후엔 그동안의 지역과 기업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