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어지럼증은 왜 생길까요
[한방칼럼] 어지럼증은 왜 생길까요
  • 백건
  • 승인 2007.01.10 23:07
  • 호수 1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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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 어지럼증은 두훈(頭暈)과 현기(眩氣)에 해당하는데 이 둘을 함께 칭하여 ‘현훈’(眩暈)이라고 합니다.

현(眩)은 눈앞이 캄캄해지고 물체가 뚜렷하지 않고 모호하게 보이는 것을 의미하고, 훈(暈)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중심을 잡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벼운 경우에는 눈을 감으면 곧 그치지만, 심한 경우에는 차멀미나 배멀미를 하는 것처럼 구역질과 메스꺼움을 동반하기도 하며 서있을 수가 없게 됩니다.

 어지럽다고 하면 일반인들은 빈혈을 떠 올리는 경우가 많으나, 빈혈과 관계된 경우는 사실 많지 않고 주로 귀안의 전정계의 문제나 뇌의 중추신경계의 문제입니다.
 
약 70%는 전정계의 문제로 나타나고 나머지는 중추신경계나 기타 질환으로 나타납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전정계와 관련된 질환으로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등으로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증이 가장 흔한 경우로, 전정기관 안의 우리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이석이란 아주 작은 돌이 어떤 이유로 제 자리를 벗어나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간 뒤, 세반고리관 내에서 중력의 영향을 받아 내림프액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까닭에 발생합니다.
 
 내림프액은, 달리는 차안에 놓여 진 컵 속의 물이 관성에 의해 출렁거리는 것처럼 머리가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게 되며, 감각수용체가 그 출렁거림을 감지하고 감각신호를 뇌에 전달함으로서 몸의 평행이 유지되도록 합니다.

 이 질환의 뚜렷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 노화와 관계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불안감을 잘 느끼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므로 심리적인 문제와도 관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신의 과로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많고 나이에 비례하여 더 발생빈도가 높아집니다.

보통 노인의 약 30% 이상이 일생에 적어도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에서는 약물치료로 안정제나 말초순환개선제 등을 쓰며, 최근 전정기관 재활운동이란 새로운 치료방법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방의학에서는 침구치료로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고, 비위(脾胃)의 기능을 살려 기력(氣力)을 끌어 올려주고 심화(心火)를 내려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약물을 씁니다.

 다음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평소 생활 수칙입니다.
△가장 주의할 점으로, 당분과 염분이 높은 음식물은 피해야 합니다. 당분과 염분이 높은 음식물은 내임파액의 압력을 증가시켜  현기증 발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동일한 양의 식사를 하시고, 식사를 거르지 마십시오.
△매일 적절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십시오. 물, 우유, 당분이 적은 과일 주스 등이 도움이 됩니다. 운동이나 열로 인해 수분 손실이 생기면 곧바로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이 포함된 음식물이나 약물을 피하십시오(커피, 홍차, 쵸콜렛). 카페인은 이뇨 작용이 있어 과다한 수분 손실을 일으킬 수 있고,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

△술과 담배를 피하십시오. 술은 내이의 임파액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내임파액의 양과 농도를 변화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도움이 되는 운동을 소개하겠습니다.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골프 등은 눈으로 어떤 물체를 보고 움직이거나 평형을 유지하며 목표를 정확히 맞추려는 노력이 수반되므로 전정기관 재활에 좋은 운동입니다.

하지만 수영은 물에 의한 부력으로 중력을 감지하기가 어려워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도 알아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