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을 살리는 길
공교육을 살리는 길
  • 백건
  • 승인 2007.01.25 10:19
  • 호수 1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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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공교육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교사가 체벌을 하면 경찰서나 교육청에 신고를 하는 학생도 있고, 학부모가 직접 학교 교무실이나 교실에서 교사에게 모욕적인 욕설을 하거나 심한 경우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비를 절감하려는 취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과후 학교도 운영이 정상적으로 되지를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정과 수업만 끝나면 학교 밖으로 나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원인들을 찾아내고 분석을 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뜻대로 잘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교육문제는 해결방법이 없다는 자조적인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비관적인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교육문제는 당사자인 교원과 학부모에게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서로가 ‘네 탓이 아닌 내 탓’에서 그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먼저 교육을 담당한 교원은 사도 확립에 힘써야 한다. 당나라의 문인 한유(韓愈)는 <사설>(師說)에서 "스승이란 도를 전해 주고, 학업을 가르쳐 주며, 의혹을 풀어 주는 사람이다."(師者所以傳道授業解惑也)라고 하였다.
 
가르치는 사람은 지식과 기능을 전수할 의무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덕, 품성, 교양과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가르쳐 줄 의무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교원의 사명은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승이 걸어야 할 길이요, 스승이 간직해야 할 정신이요, 스승이 지녀야 할 자세다. 공교육의 문제는 먼저 교원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겸허한 자성과 진정한 사도확립의 의지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이다. 

 중국의 거유(巨儒) 사마광(司馬光)은 ‘경사(經師)는 만나기 쉬워도 인사(人師)는 만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이요, 인사는 사람을 가르치는 스승이다.
 
 교원은 선생이 아닌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제 자식처럼 사랑하는 선생님,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는 선생님, 학생들로부터 실력을 인정받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물질이 풍요하다고 해서 교육이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교육시킨다.’는 자부심과 실력을 바탕으로 한 전문적 권위가 확보될 때 교육은 희망의 싹이 튼다. 요컨대, 교육의 성패는 교원에게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교육입국의 첫걸음이다.

 교육문제의 책임은 학부모에게도 있다. 과거에는 열악한 시설 환경 속에서도, 얼마 안 되는 보수를 받고도 학생들을 훌륭한 제자로 육성하기 위해 헌신과 봉사, 열정을 다해 가르치고 지도해 온 교원이 많았다. 그것은 자기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스승 존경 풍토가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교육의 최대의 적은 교원의 교육에 대한 무관심이다. 보수를 높여준다고 교원의 사기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명예와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풍토가 교원을 절망케 하는 것이다. 교원보다 더 학력이 높다고, 생활수준이 더 풍요롭다고 교원을 얕잡아 보거나 비하하는 태도는 결코 자녀 교육에 이롭지 못하다.

바라건대, 우리나라 공교육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진정으로 선생님을 공경하고 자식 앞에서 선생님을 욕되지 않게 교육하는 일이다. 자녀에게 밥상 머리 교육을 통해 스승 공경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 먼저 되어야 교육이 제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은 부모가 하는 대로 따라 배우고 행하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제자리 찾기는 교원의 학생에 대한 사랑, 학부모의 스승 공경 풍토 이 두 가지가 알파와 오메가이다. 선생님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기 위해 스승의 책무를 다 해야 하고, 학부모는 스승을 존경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스승 공경 운동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