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포스코 교육재단의 색다른 ‘학예 발표회’
<기자수첩>포스코 교육재단의 색다른 ‘학예 발표회’
  • 정아람
  • 승인 2012.12.03 10:33
  • 호수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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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람 기자
지난 달 22일 백운아트홀에서 열린 포스코 교육재단의 학예 발표회는 신선함을 넘어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프로그램을 연출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

또한 성적위주의 우리 교육 현실에 대한 적절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한 제철남초는 동화 ‘어린왕자’를 주제로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유치원생들이 축구공을 차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꿈을 향해 찾아간다. 꿈을 찾아가는 아이 앞에 부모와 교사들이 응원을 해 주고 아이는 힘을 얻어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결국에는 그 꿈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철초 관악연주, 제철남초 ‘꿈을 향해 걸어온 길’ 영상쇼, 광철유치원 발레와 체조, 광철중 K-POP 가요 공연 등으로 전개해 나갔다.

이날 진행된 모든 프로그램들이 바로 ‘꿈’ 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됐다. 백운아트홀 로비에는 각 학교마다 부스를 설치해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 영상, 신문지로 쌓은 로케트를 비롯한 학생들의 꿈을 적어놓은 이야기들까지. 수준 높은 작품들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가장 주목할 것은 기존의 학예 발표회 ‘행사 전 공연-축사-본 행사-마무리’ 등의 형식을 과감히 뛰어넘었다는 것. 포스코 교육재단과 주관 학교의 열정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 준비 과정이 호락호락 하지만도 않았다고 한다. 학교 부스에 전시된 작품이 사라지는 바람에 긴급히 영상으로 대체해 학예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김논쇠 제철남초 교감은 지난 4월부터 발표회 전날까지 공연 기획을 수정하고 또 수정하느라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포스코 교육재단이 이번 발표회는 성적 위주로 서열이 정해지는 우리 교육의 현실에 대해 적절히 꼬집었다. 적성을 무시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성적지상주의는 정작 학생들의 꿈을 짓밟고 있다.

포스코 교육재단 출신 유명인으로는 작곡가인 신사동호랭이(이호양 씨), 영화 ‘블라인드’ 제작자인 윤창업 피디, 국가대표 골키퍼 김영광 등 많은 인재들이 있다.

이들에게 적성을 무시한 채 성적을 강요했다면 지금처럼 유명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진짜 삶을 선물해 주고 싶다면 공부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재능은 무엇인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오성균 제철남초의 교장의 말을 교육계에서는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