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백건
  • 승인 2007.02.07 19:44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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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에「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미하엘이라는 천사가 쌍둥이 딸을 낳은 어머니의 영혼을 불러 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습니다.
 
미하엘은 그 여인을 찾아갔으나 이 여인은 어제 아이를 낳고 너무 탈진한 상태로 갓 난 아이들에게 젖도 물리지 못하고서는, 자기 영혼을 부르러 온 천사의 애원하는 가슴아픈 말을 듣습니다.
 
자기 남편은 며칠전 산에서 나무하다가 죽고 일가친척은 한사람도 없고 자기가 죽으면 핏덩이들을 키워줄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하엘 천사는 빈손으로 하늘로 돌아가지만 다시 명령을 받아 이 여인의 영혼을 맡아 올라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죄 때문에 금빛 두 날개를 잃고 세상으로 쫓겨납니다. 그리고 세 가지 과제를 풀어야 다시 하늘로 올라갈수 있게 된 것입니다.

첫째는 인간의 가슴속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 둘째는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것. 셋째는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추방된 천사 미하일은 어느 추운 겨울날 교회당 벽에 붙어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떨고 있을때 세몬이라는 가난한 구두방 주인 도움을 받아 그의 집에서 함께 일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미하일은 가난한 주인내외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면서 인간의 가슴속에 깃들인 사랑의 실체를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짖게 됩니다, 이로서 제 1번 과제를 풀게 됩니다.

그 후 1년여가 지난 어느 날 황금마차를 탄 어떤 부자가 좋은 가죽으로 1년간을 신어도 튼튼할 장화를 맞추고서 거만하게 돌아가는데 그의 등뒤에 서있는 죽음의 사자를 보고서는 사람에게는 자기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없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2번째 과제를 풀게 됩니다.

그리고 어언 6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한 중년 부인이 쌍둥이 소녀를 데리고 구둣방을 찾아와서 이들이 신을 예쁜 구두를 맞춰 주는 것을 보고 놀랍니다. 이유는 그 아이들이 바로 자기가 영혼을 거두어 가려고 했던 그 어머니의 딸임을 알게 됩니다.

어머니를 잃고 애처롭게 죽어갔거나 불행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그 아이들이 이웃 아주머니의 사랑의 보살핌으로 해맑게 자랐습니다. 미하엘은 이것을 보고 깨닫게 됩니다.
 
 사람이 자기 길을 염려함으로나 계획함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있으므로, 사랑으로서 보람있게 살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미하엘의 황금빛 날개가 다시 돋더니 홀연히 하늘로 올라가게 된 것입니다.

톨스토이의 글 가운데 가슴에 와 닫는 말이 있습니다. “죽음의 고통보다 강한 것은 사람의 감정이다 ... 사람은 나 이외의 사람에 대한 행복을 위해서 일어나는 것이다. 인생에는 허다한 모습이 있지만 그것을 해결할 길은 오직 사랑뿐이다, 사랑은 내 자신을 위해서는 약하고 남을 위해서는 강하다”

사람은 확실히 사랑으로 삽니다. 오직 사랑이 있어서 행복하고, 사랑이 있어서 삶의 의미가 있고, 사랑이 있어서 소생하는 힘을 얻는 것이고, 사랑이 있어 아름다움이 있고, 추억이 서리고, 사랑이 있어서 소망도 생기는 것이며, 사랑이 있어서 병도 치유되는 것입니다. 죽을 사람도 사랑으로 인해서 살아납니다.
 
심지어는 사랑이 있을 때는 심지어 죽음도 아주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참 사랑에 감격하면 죽는 문제가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위력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에게 본래 허락하신 존재 양식은 사랑으로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게 하신 것입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집니다. 사랑이 베풀어지는 곳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삶이 경험되어 집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평화가 있고, 사랑이 있는 곳에 정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이 있는 곳에 진리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내 옆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인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 사는 동안 누군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산다는 것은 너무나 큰 축복입니다.

사랑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고 매우 구체적인 것입니다.  조그마한 사랑의 표현, 이것은 행복을 창조합니다.

다정한 눈빛, 작은 선물,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 또 작은 서비스, 그리고 살며시 웃어주는 정겨운 미소, 힘 있게 잡아주는 악수, 전화 한 통화, 품어주는 포옹, 친절한 인사, 지지를 표시하는 제스처, 한 순간의 배려, 도움의 손길, 기부, 한 번의 방문등, 이런 사랑의 통로를 통해서 내 옆 사람이 살아있다는 기쁨을 누리면서 살게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마음을 열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서로 용서하고,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여 들어주며, 슬픔을 당한 자는 찾아가 위로의 말을 해줄 수 있는 것, 장기간 병상의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찾아가서 그와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일, 이 모든 것이 사랑하는 구체적인 행위입니다.  

사랑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아니하고 베푸는 것입니다. 사랑은 이해관계를 넘어서 자비와 긍휼을 베푸는 것입니다. 천하보다 귀한 사랑은 까닭이 없어도 사랑하는 아가페(신적) 사랑인 것입니다.

사랑이 메말라가는 현 세태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톨스토이의 글이 새삼 그리워집니다.

오늘 여기에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끈끈한 사랑으로 풍요하게 살아가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