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울림(耳鳴)이 있습니까?
귀울림(耳鳴)이 있습니까?
  • 백건
  • 승인 2007.02.07 19:47
  • 호수 1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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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하다보면 귀울림(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귀에서 '윙'하는 소리나 바람소리 또는 매미소리 등이 들린다고 한다든지 기계 돌아가는 시끄러운 소리나 날카로운 소리가 나서 몹시 괴롭다고 호소합니다.
 
이런 소리는 외부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귓속이나 머릿속에서 느끼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는 드물고 조용한 곳에 있거나 일에 집중해야 할 때, 잠자리에 들었을 때 주로 증상을 느끼게 됩니다. 심한 경우라면 잠잘 때 외에도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전체국민중, 15% 정도가 이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으며, 1% 정도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4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나이에 따라 증가합니다.

 이명과 함께 청력이 저하되어 잘 안 들릴 수 있고, 현훈, 오심, 구역과 함께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두통이나 항강직증(뒷목의 뻣뻣함), 요통과 소변 장애 및 성기능의 저하, 또는 위장장애나 만성피로 등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심하게 되면 불면증, 신경쇠약 등의 상태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이 질환은 다른 사람이 외견상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증상이어서 환자 혼자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특성을 띱니다. 그렇다보니 정신적 스트레스와 맞물려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만성화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명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청각기관(중이나 달팽이관) 주변의 혈관이나 근육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청각기관 자체의 이상에 의한 경우입니다. 약 40%에서는 원인을 찾을 수 없어 내이, 청신경, 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경로와 이와 연결된 신경 계통에 비정상적인 과민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만일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거나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라면, 한방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며 때론 현대의학과 병용치료도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변증을 통해 치료를 합니다.

 기허(氣虛)이명
 소화기가 허약해지거나 혈관내의 기가 울결하여 발생하거나 혹은 중병을 앓은 후에 나타나는데, 귀 울림은 때때로 일어나고 매미우는 소리나 북소리, 물소리가 들립니다.
  
 신허(腎虛)이명
 한의학에서 귀는 신장과 통해있는 기관이므로, 성생활 과다로 정혈(精血)을 손상하여 신정, 즉 인체의 근본적인 영양물질이 부족하게 되면, 기를 보강해주지 못하여 청력이 떨어지거나 귀에서 소리가 나게 됩니다.

 간화(肝火)이명
 분노를 잘 내고 간화가 왕성한 사람에게 발병하며 수면장애나 불안감, 상열감, 변비, 두통 등을 수반합니다.

 담화(痰火)이명
 비대한 사람이 지방성 혹은 자극성 음식물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담(痰)과 화(火)가 병합하여 상승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귀내(耳內)가 막힌 것 같고 이명이 있으며 담(痰)이 많고 기울하게 되어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마르며 말소리가 부드럽지 않고 몸이 무거우면서 때로는 귀가 가렵기도 합니다, 이것이 극심해지면 중풍을 유발하는 수도 있습니다.

 담화(痰火)로 이명이 되는 것은 극렬한 이명을 동반하고, 신허(腎虛)일 때는 미세한 소리가 들립니다. 이명이 자신만의 특이한 질환이나 정신적인 이상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근심하는 경우가 많고, 지레 치료되지 않는다고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질환은 분명한 신체질환임을 깨닫고 너무 근심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며, 일단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임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