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의 복원(復元)
가정교육의 복원(復元)
  • 백건
  • 승인 2007.02.22 11:44
  • 호수 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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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  청소년 문제는 청소년비행이나 문제청소년 뿐만 아니라 청소년이 살고 있는 환경, 청소년의 고민, 일상생활, 가치관 등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런 청소년문제를 논의할 때 청소년 비행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지배적인 경향이다. 왜냐하면 청소년 문제 중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청소년 비행이고,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이 학교폭력 문제이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 보는 청소년 문제도 매우 걱정스럽고 혼란스런 상황이다. 학교 선생님이나 어른을 보고 인사를 안 하는 학생, 아무 곳에나 생각 없이 마구 쓰레기를 버리는 학생에서부터 음주, 흡연과 같은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 폭력과 절도 같은 청소년 범죄, 가출 등등 문제가 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어찌 되었건 이런 청소년 문제는 가정환경, 교육환경, 사회환경의 문제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청소년 문제의 해결도 근본적으로 가정의 교육적 기능, 학교 교육의 정상화, 건전한 사회 분위기 조성에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청소년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역시 가정교육에서부터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란 말은 변함없는 진리이다. 어릴 적부터 가정에서 예절 교육, 도덕교육을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한 가정의 청소년은 문제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제 우리 가정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예절교육, 기본생활습관 형성, 도덕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 지도에 힘을 쏟아야 한다. 
  
 루드 베네딕트가 쓴 ‘국화(菊花)와 칼’ 속에는 일본 가정의 자녀 교육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일본의 어머니는 자신이 상대방에게 인사를 할 때마다 갓난애의 머리와 어깨를 앞으로 숙이게 하여 갓난애에게도 인사를 시킨다고 한다. 
 
아이가 두 살이 되기 전에 아버지는 정좌(正坐)의 자세, 즉 무릎을 굽히고 발등을 바닥에 대고 앉도록 훈련을 시킨다. 일본의 어린이는 못된 일을 하면 꼭 벌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대가족 제도하의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엄부자모(嚴父慈母), 즉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서 엄격한 가정교육이 행해져 품행이 방정한 사람을 양성해 왔다.
 
그러나 핵가족 시대인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밖에 나가면 웃어른에게 꼭꼭 인사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부모도 적은 것 같고, 어린 아이가 식당에서 수저나 젓가락을 맘대로 던져도 자식의 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고 그냥 보고 있는 부모가 많은 것 같다.

 21세기의 인재상은 도덕성과 창의성을 갖춘 사람이다. 21세기는 창의성과 함께 예절, 인성, 기본생활습관과 같은 도덕성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이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통해서 창의성을  신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예절을 익히는 일이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기본생활습관을 형성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는 일이다. 그런데 예절교육, 인성교육, 바른 생활교육은 말로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예절교육, 인성교육, 바른 생활 교육은 부모가, 가족이, 어른들이 먼저 실천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다.

요컨대, 수범교육이 도덕교육의 본질인 것이다. 논어 ‘안연편’의 한 구절처럼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가 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부모는 부모의 역할을 충실히 해서 자녀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자식에게는 자식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가정교육이고, 이것이 청소년 문제 해결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