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주범 부인이 통합 추진? 학교부터 정상화해라”
“비리 주범 부인이 통합 추진? 학교부터 정상화해라”
  • 이성훈ㆍ이혜선 기자
  • 승인 2013.07.08 10:17
  • 호수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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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합 논의 두고 싸늘한 지역민심

지난 2일 기관장협의회에서 한려대와 보건대 통합 추진을 발표하고 있는 서복영 한려대 총장
지난 2일 기관장협의회에서 한려대와 보건대 통합 추진을 발표하고 있는 서복영 한려대 총장

한려대와 보건대 통합을 놓고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서복영 한려대 총장과 노영복 보건대 총장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광양보건대 교수와 시민단체는 사학비리 사과와 통합 반대를 주장하며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교비 등 90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9년의 실형이 선고된 이홍하(75)씨의 부인 서복영 한려대 총장은 지난 2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광양시발전협의회’에 참석해 광양보건대와 한려대의 통합 계획을 밝혔다.

서 총장은 이날 한려대와 보건대를 통합해 교명을 ‘광양대학교’로 바꾸고 오는 2015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집 정원은 1131명으로 한려대 531명, 보건대 600명이며  교원은 148명(한려대 66명, 보건대 82명)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노영복 보건대 총장도 같은 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추진을 확고히 밝혔다. 노영복 총장은 “보건대와 한려대간 통합 시기가 바로 지금”이라며 “경쟁력 있는 대학을 만다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노 총장은 “통합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만나 순조로운 동의를 이끌어 내면서 통합 절차를 밟겠다”며 “보건대와 한려대 양 대학 법인이 통합하겠다는 공문을 교육부에 보낸 만큼  구체적 통합 방법은 향후 구성될 통합 추진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학교 총장들이 잇따라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광양참여연대도 2일 성명을 발표하고 통합 시도를 맹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평생 동안 교비 횡령에만 몰두한 이홍하는 종신형으로 격리시켜야 마땅하다”며 “관련 대학에는 임시이사 파견을 촉구하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비리 주범의 부인이 광양보건대학과 통합을 하겠다고 나선 사실을 접하니 어이가 없다”며 “서복영 총장도 공범으로서 마땅히 구속되어 처벌받아야 할 사람이고 교육부 감사에서도 해임 대상자”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검찰이 조사한 909억 원의 횡령액 중 광양 보건대에서 가장 많은 액수인 403억 원을 빼돌릴 수 있을 정도로 재정은 비교적 충실하다”며 “보건대가 특성화된 대학으로서 그동안 쌓아올린 업적 위에 독자 생존의 길로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보건대 교수회는 4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 총장을 비롯한 비리재단 세력에 의해 진행되는 통합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교수회는 “통합은 광양보건대학교의 미래에 관한 사안이므로 통합 논의 역시 광양보건대학교 전체 구성원들이 그 필요성에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회는 이어 “통합은 자발적인 논의 요구가 대학 내부로부터 분출되어 나올 때에라야 검토해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우리 의사와 무관한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통합 요구도 우리는 대학의 자율권, 구성원의 생존권,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간주하고 이를 거부한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