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산 때문에 못살겠다! 초남마을 주민, 집회열고 시에 대책 요구
불산 때문에 못살겠다! 초남마을 주민, 집회열고 시에 대책 요구
  • 이혜선
  • 승인 2013.09.02 10:53
  • 호수 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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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과학적 근거필요 … 용역 실시해 대책 마련할 것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초남마을 주민들이 시청앞에서 불산피해에 대해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초남마을 주민들이 수년 째 불산에 의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마을 주민 집단이주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초남마을회와 초남발전협의회, 청년회, 부녀회원들로 구성된 주민 50여명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시가 불산 피해에 대해 방관하고 있다”며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마을주민들은 “산단에 입주한 S업체가 사용하는 불산에 의해 농작물의 잎이 마르고 생육이 나빠져 낙과 피해는 물론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공장을 이주하거나 폐쇄시키던지 아니면 마을 주민들을 모두 이주해 주던지 시가 당장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가장 분통이 터지는 것은 이런 상황이 수년 째 지속돼왔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했다”며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당장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정문 의장은 이성웅 시장을 만나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두 번째 집회날인 지난달 29일, 박노훈 광양시발전협의회장과 초남마을 이장, 주민, 이정문 의장은 이성웅 시장과 면담을 가지고 불산 피해에 대해 논의했다.

박노훈 회장은 “직접 가서 보고 온 구미 불산 피해 현상과 초남 마을의 피해 현상이 일치하고 있고 2009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국립농산물검사소)에서도 고사한 나뭇잎의 원인은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라고 결과가 나왔다”며 “이것은 S업체가 사용하고 있는 불산이 누출돼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때문에 수년 째 피해가 이어져 와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공장을 폐쇄하거나 집단 이주 대책이 조속히 나와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성웅 시장은 “공장 폐쇄나 집단 이주 대책은 단순히 지금 이 상황을 갖고 불산에 의한 피해라고 단정 짓고 추진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무엇을 진행하든 과학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시장은 “오는 추경예산에 피해 원인 규명을 위한 기초용역을 실시하기 위해 예산을 책정했다”며 기다려 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장은 “불산은 공기보다 가볍고 또 흡수가 빠르고 흡수가 되더라도 흔적이 남지 않아 용역을 실시한다 해도 규명하기 어려운 물질”이라며 “구미 불산 피해 또한 객관적인 상황을 갖고 피해 원인을 불산이라고 한만큼 우리 시도 객관적인 현상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가 초남산단 근처에 옮겨 심어놓은 은행나무들 중 S업체 옆에만 유독 고사 피해가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용역도 용역이지만 환경사고를 속출하고 있는 이 S업체를 정식으로 고발조치해서 검찰 조사를 받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또 “4년 전에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라고 결과가 나왔을 때 조사를 착수했어야 했다”고 시의 늑장대응을 질타했다.

한편, 시는 농작물 피해 원인 규명을 위해 5000만원의 예산을 추경에 반영, 의회에서 의결되면 오는 10월 중에 기초용역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