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맘(MOM)을 떨게 하다” 녹물괴담, 진실은?
“광양맘(MOM)을 떨게 하다” 녹물괴담, 진실은?
  • 김보라
  • 승인 2014.01.13 10:44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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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부터 주부 사이 “중마동 녹물 나온다”는 괴담 퍼져


광양시, 민원 쏟아지자 수질검사 …‘ 이상 무, 먹어도 돼’
“못 믿어” 불안감에 연수기·정수기·녹물필터 등 구매 붐

‘녹물 땜시 질렸어요’(연모씨·29·중동)
‘녹물 어쩐데요, 물부터 확인해보세요’(김모씨·32·중동)

‘순광맘’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한달 새 올라온 게시글의 제목들이다.

순천·광양지역 주부 2만5천여 명이 활동하는 이 커뮤니티는 요즘 ‘중마동 녹물괴담’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이 커뮤니티에는 녹물로 인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지난 3주 동안 10건 이상 게시됐다. 과거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녹물로 인한 글이 한해에 1~2건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이 같은 반응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여기에 이 글들은 평균 500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그 밑으로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댓글 대부분은 “우리 집도 그렇더라, 어떻게 해야 되나” 등 원문에 동조하는 내용이어서 더욱더 녹물괴담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녹물괴담은 4125세대가 거주하며 광양 최대 인구 밀도를 보이는 성호2차아파트 주민들에서부터 시작해 부영2차, 태영아파트 등 오래된 아파트 거주자들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낙후된 배관에 1차적인 원인을 꼽으면서도 점점 녹물 피해의 범위가 넓어지자 광양시 전체의 상수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

중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김모씨(가명·35)는 “처음엔 우리 아파트만 그런 줄 알고 관리실에 문의했지만 ‘배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뿐”이라면서 “나중에 여기저기 아파트마다 다 그렇다는 얘길 듣고 시청 상수도 사업소에도 물어봤으나 역시나 ‘이상 없으니 관리사무소에 알아볼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 문병한 수도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우봉, 송보, 태영, 성호아파트 등 중마동 아파트에서 뿌연 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많아졌다”면서 “이에 지난주에 수질검사를 실시했지만 식수로도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을 만큼 수질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주민들에게도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좀처럼 잦아들고 있지 않은 녹물괴담으로 인해 불안한 아파트 주민들은 비싼 경비를 들여 연수기, 정수기, 녹물제거 필터 등을 구매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은영 씨(38·중마동)는 “중마동은 특히 영유아기의 자녀로 구성된 가족들이 많이 사는데, 아이들의 건강과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라도 광양시에서 나서 하루라도 빨리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녹물괴담을 잠재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과장은 “겨울철 보일러 온수 사용 증가로 아파트 내부 온수 배관에서 뿌연 물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주민들이 녹물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원인을 분석하고 “관리사무소와 아파트 주민들끼리 협의해 배관을 교체, 수리, 청소하는 등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