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의 길은 열리는데
남북통일의 길은 열리는데
  • 광양뉴스
  • 승인 2014.01.27 09:42
  • 호수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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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래 시인ㆍ수필가
몇 해 전 이야기다. 남한의 대학교수가 평양에 살며 강의와 연구를 한다는 보도에 가슴 벅찼다.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평양과학기술대 설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며, 이공계 교수 십여 명과 함께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국적자로서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에 가족과 함께 상주하기는 이들이 처음이 될 것 같다. 이것은 보안법의 위법성 여부를 떠나 한반도의 통일과 민족자존의 모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용을 들어보면 그는 개교하는 평양과학기술대의 정보통신 학부 학부장을 맡아 연구와 강의를 하면서 아내와 함께 학교 안에 있는 게이스트 하우스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며, 함께 가는 십여 명의 교수들도 평양에 체류할 것이란다.

그리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가을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는 보도이다. 현재 평양과학기술대와 교류 협력을 합의한 대학은 남한의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정보통신대학 등 일곱 개 대학이라고 한다. 국내교수가 평양과학기술대 초빙교수로 갈 경우 이들 대학에 소속된 교수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초빙돼 가게 될 명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그곳에서 강의를 맡은 교수들은 적어도 한 학기동안은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의 역할에 따라 체류기간이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들도 가족과 함께 체류할 것으로 보여 진다.

개설되는 학부는 정보통신 공학, 기초과학, 농업식품공학, 산업경영학부 등이 대상이다. 이는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고 북한경제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으로 남한의 통일부와 북한교육성이 2001년 설립허가를 체결 한 결실이라고 한다.

이 대학은 북한에 최초로 세워지는 국제적인 대학이다. 모델은 미국의 MIT대, 캘리포니아공대, 포항공대 등을 벤치마킹해 장점만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학생은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대, 평양이과대 등 최고 학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이공계 일백 오십 명이 선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수는 북한을 비롯해 한국, 미국과 유럽각국에서 초빙된다. 급선무는 한국과 미국의 승인이 있어야 교육기자재의 반입이 허락되기 때문에 서둘러야 할 형편인 모양이다. 또한 입국절차와 상주하는 법적근거 등이 신속하게 마무리 되어할 것 같다.

이것은 김일성 주석이 죽기 전해에 중국 연변조선족기술전문대학이 설립됨을 보았고, 과학기술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을 지켜봤던 결과이다. 2년 후 길림성 연변자치주 연길(延吉)시에 연변과학기술대학이 문을 열었다. 4년 후 이 학교 졸업생들이 길림성 요직을 차지하는 것에 놀라워했다.

김 주석은 연변과학기술대 김진경 총장을 극비리에 평양으로 불렀을 때 그가 제의를 한 것은, 북한 내에 연변과학기대의 ‘브라더 스쿨’을 세울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나진선봉지역정도면 충분하다는 말에 그는 흡족해했다. 그러나 이듬해 돌연한 사망으로 불발됨이 밝혀졌다. 과학의 필요성에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몇 명의 교수가 평양에 살면서 강의와 연구하는데 만족해서는 안 된다. 남북한은 대학생을 상호 교환교육을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매년 400명 씩 체류하고, 해마다 100 명씩 학사이상의 졸업장을 받고 각자 남과 북으로 돌아가 국가 기간업무를 맡게 될 때 통일의 든든한 기반이 된다. 이것은 전쟁억제의 묘책이 아닌가. 미사일, 핵무기를 걷어내는 것보다 더 좋은 전쟁억제책이 분명하다. 귀한 자식들이 공부하고 있는 땅에 총부리를 겨눌 수 없을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되면 언어와 문화의 이질성이 개선되고, 한민족의 큰 뿌리가 형성될 것이며, 긍지와 자부심이 깨우쳐 질것이다.

그들로 하여금 결혼까지 권장해 민족의 혈통을 지켜가도록 하면 남과 북이 남남이 아닌 혈연의 정으로 엮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외세의 힘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지름길을 만드는 것이다. 열린 길에 빈 수례가 아닌 남과 북이 만든 물건을 가득실고, 가고 오는 길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