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료보다 ‘재료비’가 더 부담 … 수업의 질 위해서 어쩔 수 없어
값비싼 재료비를 요구하는 과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저렴한 교육비에 이것저것 아이들이 원하는 과목들을 신청했다가 재료비 때문에 과목을 줄이는 일이 부지기수다.
A씨(30, 중동)도 얼마 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가 가져온 방과후학교 신청서에 로봇과학과 과학실험, 한자 등 몇 가지를 신청했다가 하나만 수강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월 교육비 3만원 외에 로봇과학은 재료비가 9만8000원, 과학실험은 월 2만1000원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다 들으려니 사교육비 뺨칠 만큼 비용이 과해졌다. 결국 그는 아이가 가장 하고 싶다는 로봇과학을 신청하고 나머지 수업은 포기했다.
방과후학교 수업들은 월평균 3~5만원의 수업료를 요구하고 있다. 과목에 따라 일주일에 한번~5번, 수업 횟수도 다르다. 학교마다 무료 수업도 한두 과목 제공하고 있지만 선착순 마감이다 보니 모두가 무료 수업을 신청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부모들은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주일에 한두 번, 1~2시간정도 수업을 하고 월 3만원이면 시간당 교육단가가 20일 수업하고 평균 10만 원 정도를 부담하는 초등 단과 학원보다 더 비싸다는 의견도 나온다. 거기다 과목에 따라 발생하는 재료비까지 더하면 훨씬 더 비싸게 느껴진다.
B(37, 용강리)씨는 “작년에 1년 동안 방과후학교 수업을 들었는데 올해는 학원을 보내고 있다”며 “수업의 방식차이도 있고 은근히 따지면 비싼 것 같아 학원을 보내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두가 불만족인 것은 아니다. 저렴한 가격에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때문에 꾸준히 시키고 있는 부모들도 많다.
C씨(40, 광양읍)는 “방과후 미술을 했었는데 일주일에 한번이긴 했지만 지도 교사가 대회 출전 기회도 자주 주고 상도 몇 번 받아오고 그래서 만족스러웠다”며 “방과후학교도 복불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방과후학교는 학교장이 학교의 여건과 수요자의 요구를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방과후 프로그램도 수요자의 자율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업이 질이 떨어지거나 비용이 부담스러워 신청자가 없으면 그 수업은 취소가 된다.
때문에 학교 측도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다. 학부모와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수업의 질도 높이려면 수업에 따른 재료비 발생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양교육지원청(교육장 김기웅)은 방과후학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업무 지원 및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교육비 지원을 하고 있지만 재료비에 대한 규제는 없는 형편이다.
김환희 방과후학교 담당자는 “수업료 및 재료비를 제한하는 규정이 따로 있지 않다”며 “교육청 차원에서 재료비 상한을 제한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귀남 교육지원과장은 “수업에 따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재료비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나 그것이 학부모에게 부담을 준다면 안될 것”이라며 “각 학교에 재료비 과다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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