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없는 역사
가해자가 없는 역사
  • 광양넷
  • 승인 2007.06.06 14:36
  • 호수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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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현충일이 있는 뜻 깊은 한주이다. 현충일(顯忠日)은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기념일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데에는 수많은 호국영령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국가를 지키기 위하여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미국도 5월의 마지막 월요일'메모리얼 데이'라고 하는 우리의 현충일과 비슷한 기념일이 있다.

1948년 8월 정부수립 후 2년도 채 못 되어 6·25 한국전쟁을 맞았고 40만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하였으며, 휴전 성립 3년 후 정부는 1956년 4월 대통령령 제1145호로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을 개정하여 매년 6월 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현충일에는 국가보훈처가 주관이 되어 국립묘지에서 6·25동란에 전사한 국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바친 모든 선열의 넋을 기리고 있다.

수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한 전쟁, 항쟁, 민주화 운동, 사건, 사고에는 필연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사에는 안타깝고 분하게도 피해자는 수천, 수만 명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없는 일들이 아직도 해결 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서 가해자가 없다는 것은 가해자 본인들이 스스로 가해자라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의 아픔에 대하여 진정으로 사죄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먼저 세계2차 대전을 살펴보자. 2차 대전이 발발한 유럽과 아시아를 비교해보면 유럽의 경우에는 독일의 히틀러와 유대인을 비롯한 수많은 유럽인들 사이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명확하게 심판되어 있고, 아직도 독일은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으며,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경우를 살펴보자. 한국,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수십만 명의 아시아인이 학살되었고, 위안부, 식민지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아시아의 경우에는 수많은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다. 가해자인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지에 가보면 오히려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로 둔갑되어 있다.

 일본의 학생들은 아직도 일본이 세계2차 대전의 피해자로 알고 있으며, 그렇게 교육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대학생들의 대부분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36년 동안이나 식민지 통치를 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있다. 심지어는 전쟁을 일으켰던 전범들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총리가 참배하는 만행이 계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6.25 한국전쟁을 살펴보자. 수십만 명이 죽은 전쟁이지만 아직도 전쟁을 일으켰던 사람들은 오히려 피해자에게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5. 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살펴보자. 촛불시위를 하던 수천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희생을 당했건만 아직도 피해자만 있지, 시민들을 총으로 쏴 죽이라고 명령한 자는 아직도 없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라고 보낸 군인이 오히려 국민을 총으로 무차별로 쏴 죽였건만 아직도 수천 명의 희생자들의 아픔만 남아있고, 가해자는 없는 울분이 터지는 현실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는 수천 명의 시민과 학생을 죽인 장본인을 기념하는 공원을 설립하겠다고 난리이다. 우리나라 스스로도 이러한 실정인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일본 총리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인가?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명약은 바로 가해자의 진실된 참회와 사죄, 그리고 재발 방지이다. 우리나라 국민을 포함하여 수많은 아시아인들의 아픔이 하루 빨리 치유될 수 있는 현충일이 되길 기원해본다.